외국인 주식매도 10%가 공매도…개미들 ‘원성’

뉴시스

입력 2021-10-07 13:47 수정 2021-10-0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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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공매도 부분 재개 이후 외국인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현재까지 46조5000억원 규모를 공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도금액의 10%가 넘는 비중이다. 외국인은 기관이나 개인투자자에 비해 공매도 규모가 월등히 큰 데 비해 종목은 소수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공매도가 재개된 5월3일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924개 종목, 321조2578억원 규모를 매도했다. 이 중 공매도는 212개 종목, 36조2754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총매도 대비 11.29% 비중이다.

이 기간 코스닥에서는 1471개 종목, 121조3227억원을 팔아치웠다. 공매도는 169개 종목, 10조2639억원 규모로 8.46%를 나타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외국인의 공매도 규모는 46조5393억원으로 총매도액(442조5805억원)의 10.51%를 차지했다. 이는 기관이나 개인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기관은 코스피에서 906개 종목, 262조496억원을 매도했다. 공매도는 824개 종목, 9조7135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에서는 1457개 종목, 36조8914억원을 팔았다. 이 중 공매도는 560개 종목, 4조1540억원 규모다.

양 시장의 공매도 규모는 13조8675억원으로 전체 매도금액(298조9411억원)의 4.63% 수준이다. 기관은 외국인에 비해 공매도 비중은 절반 이하로 낮지만, 종목은 훨씬 많이 분산된 게 특징이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코스피에서 929개 종목, 1017조9347억원을 매도했다. 공매도는 212개 종목, 8472억원에 그쳤다.

코스닥에서는 1474개 종목, 1009조7806억원을 팔았다. 공매도는 167개 종목, 3295억원 수준이다.

양 시장의 공매도 규모는 1조1767억원으로 이 기간 전체 매도액(2027조7153억원)의 0.05%에 불과하다.
◆외국인, 삼성전자 2조 공매도…LG디스플레이는 총매도 비중의 절반 달해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그동안 삼성전자 1조9819억원을 공매도했다. 총매도의 4.62% 비중이다. HMM은 1조7861억원으로 23.40%에 이른다.

카카오는 1조5604억원(이하 비중 13.61%), LG화학은 1조922억원(9.83%)으로 각각 집계됐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1조872억원으로 비중이 44.62%에 달한다. 전체 매도의 절반 가까이가 공매도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9275억원(6.48%)이 집중됐다.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 4705억원(23.74%) ▲씨젠 4346억원(22.27%) ▲펄어비스 3452억원(20.48%) ▲셀트리온제약 3181억원(28.45%) 등에 외인들의 공매도가 몰렸다. 모두 20%가 넘는 비중이다.

이어 ▲에코프로비엠 3093억원(11.39%) ▲에이치엘비 3220억원(15.86%) ▲카카오게임즈 2846억원(12.64%) 등으로 나타났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중공업을 9010억원 공매도했다. 총매도액의 45.54%에 달하는 비중이다.

카카오는 6157억원(2.81%), SK하이닉스는 6169억원(3.68%) 각각 공매도했다.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비엠 4316억원(31.83%) ▲셀트리온헬스케어 2808억원(19.21%) ▲씨젠 2110억원(43.10%) 등에 공매도가 집중됐다.

개인투자자를 보면 코스피에서 ▲카카오 569억원(0.19%) ▲HMM 412억원(0.15%) ▲SK바이오사이언스 356억원(0.12%) 등을 많이 공매도했다. 삼성전자는 103억원(0.03%)에 그쳤다.

코스닥은 ▲씨젠 296억원(0.28%) ▲에코프로비엠 287억원(0.30%) ▲셀트리온제약 157억원(0.31%)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외국인의 대규모 공매도가 양 시장의 대형주들에 집중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은 점차 커지고 있다. 공매도 재개 이후 국내 증시가 외인들의 현금인출기로 전락해 내림세를 반복하면서 지속적인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은 “현행 공매도 제도는 기관과 외국인에게 유리하고 개인투자자에게는 매우 불리한 형태”라며 “특히 외국인들이 업틱룰 조항을 비껴가면서 공매도를 하는 것은 공정한 주식시장 조성에 방해가 되는 요소다. 면밀한 점검과 개선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틱룰은 공매도 시 직전 거래가격보다 더 낮게 호가를 내지 못하게 한 제도다. 주가를 떨어뜨리면서 주식을 팔 수 없도록 제한해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한 취지도 도입됐다. 하지만 예외조항으로 규제를 피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로 나선 홍준표 의원은 “공매도는 대부분 기관투자가만 이용하는 주식 외상 거래제도”라며 “주식시장의 폭락을 더 부추기는 역기능도 한다.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매도를 완전 재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매도를 금지하면 시장 유동성을 떨어뜨리고 변동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공매도 금지조치 직후 시장 유동성은 악화되고 변동성은 확대됐다”며 “금지조치는 한정적 종목에 대해 최소한의 기간 동안에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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