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도 직구하자”…우윳값 인상에 수입 멸균우유 급부상

뉴스1

입력 2021-10-07 09:33 수정 2021-10-0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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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윳값이 또 오른대서 수입 우유를 먹어보려는데 맛이 괜찮나요?” (포털 맘카페 회원)
“차라리 소를 키워야겠어요. 멸균 우유로 라떼음료 다시 개발하는 중입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국내 우유 가격이 줄줄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수입 멸균우유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영양성분은 거의 차이가 없는 반면 가격은 시중 우유보다 저렴한 데다 보관 기간도 약 1~2년으로 길어 대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우유 1000㎖ 멸균우유(서울우유 홈페이지)© 뉴스1
7일 유통업계와 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입 멸균우유에 소비자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멸균우유는 135~150도 온도에서 2~5초간 가열해 실온에서 자랄 수 있는 미생물을 완전히 사멸한 우유를 말한다. 우유 풍미와 영양성분함량은 일반 우유와 차이가 없다. 별다른 보존료나 첨가물도 사용하지 않는다. 무균포장용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1개월 이상 상온 보관도 가능하다.

최근 소비자들이 외국산 멸균우유에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는 국내 우유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낙농진흥회가 원유 가격을 1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올린 이후 이달 1일부터 서울우유가 흰 우유 1ℓ 제품 가격을 5.4%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남양유업은 오는 14일부터 우유 제품가격을 평균 4.9% 올린다. 매일유업과 동원F&B도 약 5~6%대 가격 조정을 예고한 상황이다.

독일 작센우유(SSG 닷컴 홈페이지)© 뉴스1
마트나 편의점 냉장코너에서 볼 수 있는 일반 우유는 멸균우유가 아닌 ‘살균우유’로 분류한다. 살균우유는 냉장 보관이 필수다. 멸균우유보다 신선하다는 소비자 인식에 따라 국내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이 200㎖ 팩 단위로 멸균우유를 판매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아직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수입 멸균우유 최대 장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대부분 수입 멸균우유 가격은 국내 살균 또는 멸균 우유보다도 저렴하다. 현재 작센(독일) 멸균우유 1ℓ가격은 대형마트에서 1708원에 판매하고 있다. 올덴버거(독일)와 라솔라(폴란드) 멸균우유 1ℓ도 낱개 환산 시 2150원 2250원 선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서울우유 흰 우유 1ℓ가 대형마트에서 2700원 전후에 판매되고 있는 것과 비교해 최대 40%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수입 우유는 젖소를 목초에서 방목하는 방식으로 길러 국내 우사 사육 방식보다 생산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국내와 젖소 품종이 다르기 때문에 영양성분 함량에도 차이가 있어 특유의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대표 신선식품인 우유도 온라인으로 배송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새벽배송이나 즉시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면 하루 또는 반나절 안에 제품을 받아볼 수 있어 우유 배달 주문에 심리적 장벽이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장 1~2년까지도 보관할 수 있어 ‘집콕’ 소비자와 중소규모 카페에서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국내 멸균우유 수입 중량은 2016년 1214톤에서 지난해 1만1413톤으로 4년 만에 약 9배(840%) 늘었다. 주요 수입 멸균우유 브랜드는 독일의 작센과 폴란드 리솔라·이탈리아 아르보리아·호주 데본데일 등이 유명하다. 올해 멸균우유 수입 중량(1만4275톤)이 이미 지난해(1만1413톤)를 넘어서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원유가격 인상에 따라 베이커리 및 과자 업계 등 사업자 간 거래(B2B) 시장에서 멸균 우유 또는 수입산 제품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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