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 자코메티… 리움에서 다시 피움

김태언 기자

입력 2021-10-06 03:00:00 수정 2021-10-06 0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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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다시 여는 리움 ‘인간, 일곱 개의 질문’ 기획전… 상설전도 전면 개편
국보인 김홍도의 ‘군선도’ 포함
고미술-현대미술 상설전 236점
절반 이상이 첫 공개, 무료 전시


알베르토 자코메티 ‘거대한 여인 Ⅲ’(1960년)

2m가 넘는 키의 앙상한 여인상. 우두커니 고요 속에 서있는 여인은 가만히 어딘가를 응시할 뿐인데도 숭고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스위스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상 ‘거대한 여인 Ⅲ’(1960년)이다. 팬데믹으로 지난해 2월 휴관에 들어갔다가 8일 재개관하는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는 이 작품과 더불어 도입부에 전시된 미국 조각가 조지 시걸의 ‘러시아워’(1983년) 등 세계적 걸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동안 폐쇄적이란 지적을 받은 리움은 시민과 상생하는 미술관으로 거듭나는 차원에서 상설전을 무료로 운영키로 했다. 재개관을 기념한 기획전 ‘인간, 일곱 개의 질문’도 무료다. 전시는 가히 걸작들의 향연이다. 상설전 236점, 기획전 131점을 합쳐 총 367점의 세계적 작품들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한국 고미술 상설전’에는 총 160점(국보 6점, 보물 4점 포함)이 전시되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고 이병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수집한 고미술품들이다. 고려청자, 조선 분청사기·백자, 조선시대 그림·글씨, 금속공예, 불교 미술품 등을 4개 층에 나눠 전시할 정도로 방대한 규모다.

단원 김홍도의 군선도(1776년·국보 제139호). 리움미술관 고미술 상설전에서는 군선도를 포함한 19점의 한국 고서화를 감상할 수 있다. 리움미술관 제공
아미타여래삼존도(14세기·국보 제218호)
이 가운데 단원 김홍도의 대표작 ‘군선도’와 전 세계 약 160점만 전하는 고려불화 중에서도 최고 가치를 지닌 걸작으로 평가되는 ‘아미타여래삼존도’, 고려 말∼조선 초 제작된 ‘나전 국화당초문 팔각함’ 등이 단연 눈길을 끈다. 고려청자 47점, 분청사기 및 백자 50점이 전시되는데, 이 중 전면을 상감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둥근 항아리 모양의 ‘청자상감 국화모란문 호’는 처음 공개된다. 흙을 선으로 긁어내는 분청사기와 박서보의 ‘묘법 No. 14-81’을 함께 전시하는 등 분청사기·백자 기법을 연결한 현대 작품을 선보이는 것도 이색적이다.

고려시대 대표 유물인 청자상감 국화모란문 호(13세기)



‘현대미술 상설전’에는 총 76점이 전시되는데 이 중 60% 이상이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검은색의 세계를 살펴보는 ‘검은 공백’, 빛이나 움직임을 통해 다른 감각을 자아내는 ‘중력의 역방향’, 예술적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생경한 존재들을 다룬 ‘이상한 행성’의 3개 주제로 구성됐다. 이불을 비롯해 최만린, 최욱경, 이승조, 일본 작가 나와 고헤이, 미국 작가 댄 그레이엄의 화제작들을 볼 수 있다.

4년여 만에 열리는 기획전에는 국내외 작가 51명의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 작품 131점이 전시된다. 7개 섹션으로 구성된 기획전의 시작은 오스트레일리아 조각가 론 뮤엑의 ‘마스크 Ⅱ’(2002년). 자신의 얼굴을 대형 가면으로 만들어 눕혀 놓은 이 작품은 내 모습은 과연 어떠한지를 반추케 한다. 신체를 붓 삼아 행위의 흔적을 화폭에 담아낸 프랑스 작가 이브 클랭의 회화 ‘대격전’(1961년), 자동차에 치여 생을 마감하는 기계인간을 표현한 백남준의 설치미술 ‘로봇 K-456’(1964, 1966년) 등은 인간 존재와 이를 둘러싼 관계, 가치들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이불의 설치 1998년 복원작 ‘몬스터: 블랙’(2011년).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은 ‘야금(冶金): 위대한 지혜’를 주제로 이달 8일부터 12월 12일까지 기획전을 연다. 야금은 광석 채굴과 불로 금속을 다루는 과정, 결과물을 통칭하는 용어.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금속 작품을 통해 한국미의 독창성을 탐구하는 전시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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