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선 40대가 막내”…60대 이상 비중, 40대 앞질러

황재성기자

입력 2021-10-05 11:57 수정 2021-10-0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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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의 고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50대와 40대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던 주축 연령대에서 60대 이상이 꾸준히 비중을 늘리더니, 마침내 40대를 밀어낸 것이다. 반면 일반적인 산업현장이라면 핵심 연령대라 할 수 있는 20~40대 근로자들의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었다.


이에 따라 중요한 국가 경제의 한축을 맡고 있는 건설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차 산업혁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본격화될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에 걸맞은 인력 양성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60대 이상, 처음으로 40대 앞질렀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연구센터의 최근 보고서 ‘건설기성 및 건설기능인력 동향’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체 건설기능인력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3.7%로 50대(34.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어 40대가 23.2%로 뒤를 이었고, 30대(11.5%) 20대(6.8%) 10대 이하(0.0%)의 순이었다. 60대 이상 근로자 비중이 40대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40대 근로자는 2011년까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이듬해인 2012년에 50대에 자리를 내줬고, 이번에 다시 60대 이상에게도 밀려났다.


연령대별 구성비 추이를 보면 60대 이상 근로자들의 변화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8월 18.7%였던 60대 이상 근로자 비중은 1년 만에 5.0%포인트(p)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50대(36.5%→34.9%) 40대(24.6%→23.2%) 30대(12.7%→11.5%) 20대(7.3%→6.8%) 등 나머지 연령대는 모두 비중이 줄어들었다.


건설현장 10명 중 8명이 40대 이상
건설기능 인력의 40대 이상 비중의 추이를 보면 건설 현장의 고령화 상황의 심각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8월 기준 건설기능인력의 40대 이상 비중은 무려 81.8%다. 10명 중 8명 이상이 40대인 셈이다. 전체산업 취업자 평균(65.2%)과 비교하면 무려 16.6%p 높다.


문제는 이런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전체 산업에서 40대 이상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0.9%p 증가했다. 반면 건설기능인력은 2.1%p 늘어났다.


건설현장에서 ‘40대 막내’라는 말이 나돈 지는 오래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2017년 내놓은 보고서 ‘차기 정부의 건설 및 주택정책 과제’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전체 건설기능인력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52.3%로, 절반을 넘어섰을 정도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연구센터 조사 결과에서 최근 20년간 추이를 봐도 50대(16.8%p)와 60대 이상(14.7%p)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30대(-15.3%p), 40대(-10.5%p), 20대 이하(-5.6%p)의 비중은 줄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건설업은 일반인에게 대표적인 3D업종((더럽고·Dirty) 어렵고·Difficult) 위험한·Dangerous))으로 인식돼왔다”며 “이로 인해 건설근로자의 연령이 낮을수록 이직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최근 들어선 60대 이상 인력들의 신규 유입도 꾸준히 늘어나는 것도 이런 추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경쟁력 제고 위한 대책 필요하다
이런 고령화는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젊은층의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이에 대한 뾰족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초에 펴낸 보고서 ‘건설현장 인력 양성 패러다임의 전환과 시사점’에서 국내 건설기능 인력은 공급자 중심의 양적 인력 증대만을 목표로 추진되면서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① 팀·반장에 의한 인맥 중심의 현장 진입 ② 어깨너머 식 기능의 습득 ③ 비정규직 고용 형태로 인한 직업 안정성 결여 ④ 건설기능인력 양적 증대에 초점을 둔 제도 추진 등으로 인해 기능인력 양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또 4차 산업 혁명과 코로나19 이후 본격화될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 등을 고려할 때 새로운 건설기능인력 양성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① 직업으로서의 비전 제시를 위한 노력 강화 ② 여성 기능 인력과 비정형의 고숙련 인력 등 다양한 유형의 인력 양성 ③ 숙련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훈련 방식 변화 모색 ④ 공식적인 취업연계 서비스 증대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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