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매출은 250만원” AI비서가 알려준다

전남혁 기자

입력 2021-10-05 03:00 수정 2021-10-05 03:05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똑똑해진 AI비서, 일상 뛰어넘어… 비즈니스-금융 영역서도 활약
KT, B2B 전용 ‘에스크아바타’… 매출매입 등 10개 카테고리 응답
지난달 출시된 ‘뱅크어시스트’… 카드 사용내역도 척척 알려줘



“어제 카드매출이 얼마였지?”

“어제 카드매출은 250만 원, 오늘 입금예정액은 327만 원입니다.”

매출액과 입금 여부, 세금계산서 발행을 확인하는 사장님. 묻는 상대는 종업원도, 아르바이트생도 아닌 인공지능(AI)이다.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일상생활 영역에서 주로 쓰이던 음성인식 AI 비서가 금융, 세무 등 전문화된 영역에서도 ‘비즈니스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KT는 ‘경리나라’ 등의 서비스를 개발한 기업 간 거래(B2B) 핀테크 전문기업 웹케시와 함께 B2B 전용 AI 비서 서비스인 ‘에스크아바타’를 최근 출시했다. KT의 AI 플랫폼인 ‘기가지니 인사이드’ 기술이 적용된 이 서비스는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음성비서’를 표방하며 은행업무, 매출매입, 세금계산서, 현금영수증 등 10개 카테고리에 대한 음성 질의응답을 제공한다.

비즈니스에 관해서도 막힘없이 자연스러운 답변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달 매출액은 얼마지?”라고 질문하면 기존 서비스는 매출액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검색해 보여줬다면, 에스크아바타는 실제 가게의 매출액을 파악해 답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사람도 처음에는 전문적인 내용을 잘 알아듣지 못하지만 점점 학습을 거치며 숙지하는 것처럼, 인공지능도 B2B 영역에서 사용하는 명령어를 학습해 전문 영역에 대한 답변이 가능하게 됐다”고 했다.

대화형 AI를 개발하는 글로벌 기업 코어에이아이도 지난달 27일 금융 서비스를 위한 AI 비서 ‘뱅크어시스트’를 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은행 상담원의 업무가 제한되고, 대화형 자동응답 기술은 자연스러운 대화가 어렵다는 데 착안해 개발됐다. 고도화된 자연어 처리 기술(NLP)을 적용해 카드 사용내역을 묻는 질문에 “이번 달엔 커피에 ○○○원을 카드비로 지불했습니다”처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발화·음성인식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83억 달러(약 9조9000억 원)에서 2026년 220억 달러(약 26조2000억 원)로, 연평균 21.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음성인식이 다양한 서비스로 확산되면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AI 학습 방식이 더욱 효율화되는 추세의 영향이 크다. 음성-텍스트 변환 서비스 ‘클로바노트’, AI 전화상담,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모니터링 등 다양한 업무에서 음성인식 AI를 활용하고 있는 네이버는 ‘자기지도학습’ 등 진화된 AI 딥러닝 기술을 음성인식 AI에 접목했다.

과거에는 AI에게 데이터와 함께 데이터에 대한 설명도 같이 학습시켜야 했다면, 자기지도학습에서는 AI가 데이터 자체만으로 학습하며 효율성을 높였다. 가령 AI가 ‘고양이’를 학습한다면 예전에는 고양이 사진이나 동영상에 사람이 이름을 붙이고 구분하는 데이터 라벨링 작업을 거쳐야 했지만 이제는 사진만 보고도 AI가 스스로 학습한다는 말이다. 네이버는 이 방식을 통해 음성인식 정확도가 30% 높아졌고 학습시간과 비용도 획기적으로 단축됐다고 밝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