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생산기지 아닌 거대 시장… 한국에 기회”

곽도영 기자

입력 2021-10-01 03:00 수정 2021-10-01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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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中석학 샹빙 초청 대담


미중 갈등으로 인해 촉발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해체와 블록경제 심화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며 그 전제하에 새로운 경제권 패러다임 구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중국 최초로 설립된 명문 사립 경영대학원 장강상학원의 샹빙(項兵·사진) 총장을 초청해 조동성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이 참여하는 ‘한중 경영 석학 특별대담’을 이달 중순 개최했다.

이들은 대담에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제조업 공급망 재편 정책에 따라 미중 경제권 분리가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샹 총장은 “근시일 안에 WTO가 정상화되는 상황은 없을 것이다. 대신 양자, 삼자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제가 강화될 것이며 우리의 경우 유교 경제권 내에서의 지역협정을 잘 이룰 수 있다면 경제 번영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경제 침체기에 자유무역에서 보호무역으로 전환되는 것은 위기 때 동물들의 보호본능과도 같다”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개 정도의 경제 블록이 형성돼 있다. 이 블록들이 선순환 발전 구조로 가서 블록 안팎에 있는 국가들이 경제적 번영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와야 한다”고 짚었다.

최근 변화하고 있는 중국의 위상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샹 총장은 각국 생산기지의 탈(脫)중국 움직임에 대해 “중국의 스토리가 바뀌고 있다. 이제 중국은 저비용 생산기지가 아닌 거대 시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전기자동차 수요에 따라 해외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하고 있는 것처럼 이 거대 시장을 한국 기업들이 잘 활용한다면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과거 중국은 한국에 원자재를 공급하고 생산공장 용지를 제공했지만 이제는 그런 보완 관계를 넘어 이미 한국과 대체적, 경쟁적 관계에 들어섰다”고 봤다. 또 “앞으로 세계 경제 속에서 한중은 역할분담을 통해 경쟁자이자 파트너로서 동시에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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