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구매 늘자 창고형 할인점 ‘쑥쑥’

사지원 기자

입력 2021-09-30 03:00 수정 2021-09-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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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2023년까지 매장 20개로
이마트-코스트코도 추가 개점 경쟁
일반할인점 보다 상품 8~20% 저렴
PB상품 확대 등 경쟁력 강화도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빅마켓 금천점과 이마트 트레이더스 연산점(위쪽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용량으로 합리적 소비를 할 수 있는 창고형 할인점이 주목받고 있다. 각 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용량·가성비 구매’가 보편화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창고형 할인점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커머스 소비가 급성장하고 있지만 온라인 소비 전환으로 타격을 받은 일반 마트와는 달리 창고형 마트의 경우에는 여전히 가격이나 쇼핑 경험 면에서 오프라인만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롯데마트는 내년 초 목포점과 전주 송천점, 광주 상무점을 창고형 할인점 ‘빅(VIC)마켓’으로 전환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롯데마트는 신규 출점과 기존 점포 전환을 모두 포함해 2023년까지 빅마켓을 20개 매장으로 늘리기로 했다. 빅마켓은 2012년 금천점을 시작으로 매장을 최대 5곳까지 확대했다가 현재는 금천점과 영등포점 2개점만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점포 확장에 소극적이었지만 이번에 전략을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가성비 중심의 소비문화가 확장되면서 창고형 할인점 시장이 점차 성장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대용량으로 생필품을 구매하는 패턴이 생기면서 창고형 할인점의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창고형 할인점 기준 업계 1위 코스트코의 2020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매출은 2019년 대비 9.2% 늘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7.9%)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 뒤를 쫓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지난해 매출 2조8946억 원을 기록하는 등 2015년 이후 매년 20%대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창고형 할인점은 대형마트 대비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대용량으로 상품을 판매해 매입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것은 물론 박스 포장을 그대로 진열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등 운영비를 절감할 여지가 많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 트레이더스 상품의 가격은 일반 할인점보다 8∼15%가량 저렴하다. 유료 회원제로 운영하는 코스트코는 일반 할인점보다 물건 값이 20%가량 싼 것으로 알려졌다.

후발주자인 롯데마트가 창고형 할인점 확대에 나서면서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올 초 부산 연제구에 연 연산점을 포함해 총 20개의 점포를 운영해 점포 수 기준 코스트코(16개)를 이미 앞질렀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추후 30개까지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코스트코도 김해점과 청라점, 고척점 등 3개 점포의 추가 개점을 준비 중이다.

유통업계는 자체브랜드(PB) 상품 강화 등 창고형 할인점의 차별화로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023년까지 전체 상품의 30%를 해외에서 생산한 PB 상품으로 채울 계획이다. 또 리빙전문점과 와인전문점 등 특화된 전문 매장을 연계해 고객들의 쇼핑 경험 측면에서 차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이미 전체 운영상품의 55%가량을 수입 상품으로 구성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만 살 수 있는 PB 브랜드 ‘티 스탠다드’ 상품은 초기 10여 개에서 현재 90여 종까지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소비가 늘어나더라도 대용량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창고형 할인점의 존재감만큼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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