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1, 2위 포스코-현대제철 화물선 공유

이건혁 기자

입력 2021-09-30 03:00 수정 2021-09-30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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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공동 운송량 60만t까지 확대
연간 3000t 탄소배출 감축 효과



철강업계 1, 2위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용 화물선을 공유하기로 했다. 철강업이 탄소배출 1위 산업으로 꼽히는 만큼 경쟁사와 협력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의도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양 사의 연안 해운 인프라를 공유하는 ‘물류부문 협력 강화 및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 회사가 물류 분야에서 협력하는 첫 사례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사는 복화운송(2건 이상의 운송 건을 하나로 묶는 것) 체제를 갖추게 됐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서 생산한 열연코일을 1만 t급 전용선을 이용해 순천항까지 실어 나른다. 이 전용선은 전남 광양시 제품부두로 이동해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생산한 코일을 당진항까지 운송한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코일은 KG동부제철 당진공장에서 사용하게 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그동안 광양∼평택·당진 구간에 각각 연 130만 t, 180만 t의 코일을 개별 운송해왔다. 자사 제품만을 전용선으로 운반했기 때문에, 돌아갈 때는 빈 배로 갔다.

이번 협약으로 두 회사는 각각 12만 t의 제품을 상대방 선박으로 운송한다. 포스코는 월 2회, 현대제철은 월 1, 2회 전용선 운항 횟수를 줄일 수 있게 되면서, 소나무 54만 그루를 새로 심는 효과와 맞먹는 연간 3000t의 탄소배출량 감축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양 사는 현재 24만 t 수준인 공동 운송량을 최대 60만 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양 사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경쟁보다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철강산업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2019년 기준 1위(16.7%)다. 8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35%로 줄이는 탄소중립기본법이 통과되면서 철강업계의 부담은 더 커진 상황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앞서 굴·조개 껍데기를 철강 생산 공정에 공동으로 활용하기로 했으며, 7월에는 철강업 관련 자재 구매와 관련해 협업하기로 하고 절약된 비용 일부가 탄소 저감과 환경 보호에 사용되도록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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