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수소-반도체… 新성장동력 키워 ‘포스트 코로나’ 대비

이건혁 기자

입력 2021-09-30 03:00 수정 2021-09-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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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혁신투자로 위기극복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선두 노려…UAM-전기차 분야 과감한 투자
SK그룹은 반도체-바이오 집중
LG는 미래차 시장 점유율 확대…차량용 배터리 연구개발에 적극
롯데, 수소 등 친환경 산업 박차


게티이미지코리아

“혁신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의 경쟁력과 회복 탄력성을 좌우하고 있다.”

유엔 산하 세계지식재산기구(WIPO)는 2021 글로벌 혁신지수(GII) 보고서에서 혁신이 코로나19 어려움 극복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유엔은 “각 국 정부 및 글로벌 기업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을 넘어서는 데 도움이 됨을 증명했다”며 “디지털 등 각종 정보기술(IT)과 바이오제약 같은 혁신적 분야의 성장이 특히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국내 대표 기업의 혁신을 향한 노력은 성장 동력 발굴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단순히 위기를 극복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시장과 뉴 노멀(새로운 표준) 창조를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선두 기업으로 떠오르겠다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전기자동차 등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세계적 로봇 제조사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마무리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양산을 위해 현대차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양산 능력과 연구개발 역량, 글로벌 사업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인 UAM 분야에서도 △2026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화물용 무인 항공 시스템, UAS △2028년에 도심용 전기 기반 UAM 모델 △2030년대 도시 간 연결을 위한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 출시의 일정표를 마련하고 있다. 2025년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신차는 모두 전기차로 내놓고, 현대차 브랜드의 신형 상용차에서 내연기관은 퇴출하고 수소연료 전기차 또는 배터리 전기차만을 내놓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모빌리티는 물론 사회 각 분야에서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 경제 구축의 구심점 역할도 하고 있다.

SK그룹은 미래 성장 분야에의 과감한 투자를 집행해 나가고 있다. 지주사인 SK㈜는 투자 조직을 △첨단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 4개 분야로 개편했다.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은 또다시 미래 성장 사업에 재투자하는 SK만의 투자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쌀’로 비유되는 반도체에도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2월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M16 준공식에서 “반도체 경기 하락을 우려할 때 내렸던 과감한 결단 덕분에 회사가 큰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최첨단 인프라를 기반으로 이 공장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워낼 계획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은 국내 데이터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민간 데이터 댐’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수소사업추진단을 구성하는 등 그룹 전체가 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그룹은 수익성 중심의 성장보다 미래 성장 자산을 적극적으로 축적하는 ‘질’ 중심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공개하며 미래차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량용 배터리 시장 리더십 확보를 위한 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 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 전략도 LG그룹이 중요하게 여기는 요인 중 하나다. LG디스플레이는 유발광다이오드(OLED)만의 특성을 극대화한 월페이퍼, 롤러블, 투명 디스플레이 등 차별화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폼팩터(기기 형태) 혁신을 이끌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사업 추진을 위한 담당 조직을 새로 구성했다. 롯데지주는 8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혁신실 산하에 헬스케어팀, 바이오팀을 신설해 디지털 헬스케어 및 시니어 시장 공략, 바이오제약사와의 협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미래 먹거리인 수소 등 친환경 사업을 키우기 위해 2030년까지 약 4조4000억 원을 투자하는 ‘친환경 성장 로드맵’을 내놨다. 2030년까지 국내 수소 수요 중 30%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특히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그린수소와 블루수소 등 청정수소만으로 채운다는 공격적인 계획을 내놨다.

한화그룹은 항공 우주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최근 우주인터넷 기업 원웹에 3억 달러를 투자하며 이사회에 합류했다. 한화시스템의 위성 및 안테나 기술을 원웹에 적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한화그룹은 그룹 내 우주사업을 총괄하기 위해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이 가세한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켰다. 스페이스 허브는 KAIST와 공동으로 우주연구센터에 100억 원을 투자해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민간 우주개발 등에 적용할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GS그룹은 10개 계열사가 출자해 1억5500만 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GS퓨처스를 미국 실리콘밸리에 세워 새로운 사업 아이템 발굴과 협업 기회를 찾고 있다. 포스코는 친환경을 강화하는 글로벌 추세에 맞추기 위해 철강 제품 무게는 줄이면서도 내구성과 안전성은 유지 또는 개선한 제품을 내놓는 등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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