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TV에 빠진 노인들…“목디스크 낙상 위험”

뉴시스

입력 2021-09-29 10:23 수정 2021-09-2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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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잠이 없는 70대 이모씨의 하루는 새벽 6시 눈을 뜨자마자 TV를 켜면서 시작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출과 모임이 줄어 TV를 보는 시간이 더 늘어났다. 이씨의 하루는 밤 10시가 넘어 시작하는 시사·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마무리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노인들이 TV에 푹 빠졌다.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만97명의 노인 중 무려 96.6%가 ‘TV 시청 또는 라디오 청취’를 여가 활동으로 꼽았다. 특히 5시간 이상 TV를 시청하는 비율은 39%로 가장 높았다. 노인과 TV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셈이다.

문제는 과도한 TV 시청은 목디스크를 유발하거나, 엉덩이 근력 약화로 이어져 낙상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노인의 경우 신체 활동이 줄어들면 근력이 빠르게 저하돼 허리디스크와 퇴행성 무릎 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은 물론 당뇨, 면역 저하 등에 노출되기 쉽다. 10월2일 노인의 날을 앞두고 홍순성 자생한방병원 원장을 통해 장시간 TV 시청에 노출된 노인들의 척추·관절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장시간 TV를 보다보면 목이 앞으로 빠지기 쉽다. 이 자세는 경추(목뼈)의 정상적인 C자 곡선을 일자로 변하게 할 수 있다. 일자목(거북목)은 머리 무게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키지 못하고 목 주변의 근육과 힘줄의 과도한 긴장을 유발한다. 또 목과 어깨 주변을 딱딱하게 굳게 해 목 통증은 물론 결림의 원인이 된다.

이를 방치하면 목뼈 사이의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추간판)에 부담이 쌓이고 심한 경우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TV를 볼 때 고개를 앞으로 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30분에 한 번씩 목과 어깨의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척추를 세우고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은 후 왼손을 머리 위로 올려 왼쪽으로 고개를 당긴다. 근육이 최대한 늘어나는 느낌을 찾아 숨을 천천히 내쉬며 15초 간 자세를 유지한다. 이어 고개를 45도 돌린 상태에서 앞으로 천천히 숙인다. 목 뒤쪽 근육이 늘어나는 느낌이 들면 15초 간 유지하고 처음 자세로 돌아간다. 마지막으로 양손을 머리 뒤에 얹고 천천히 목을 숙여 목덜미 쪽 근육을 늘려준다. 마찬가지로 15초 간 자세를 유지한다. 반대쪽도 동일하게 실시한다.

주기적인 스트레칭에도 목 통증·결림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홍 원장은 “목 통증 해소에는 경추 주변의 관절과 근육 등을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이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며 “최근 미국의사협회 네트워크 오픈 저널에 게재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추나요법이 진통제나 물리치료 등 일반치료법보다 효과가 좋고 개선 속도도 빨랐다”고 설명했다.

장시간 앉아 TV를 보다보면 하체 근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상체를 밑에서 받쳐주고 몸을 바로 세우는 엉덩이 근력이 약해질 수 있다. 이 경우 몸의 균형이 무너지기 쉬워 노인에게 치명적인 낙상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소파에 오래 앉아 하체가 약해진 노인이라면 엉덩이 근육 강화에 좋은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자리에서 일어나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린 후 양손을 허리에 얹는다. 숨을 내쉬며 오른 다리를 대각선 뒤쪽으로 쭉 편다. 반동을 이용하기보다 천천히 엉덩이 근육의 힘으로 다리를 들어올려야 한다. 제자리로 돌아와 총 10회 반복한 후 반대쪽도 동일하게 실시한다. 중심을 잡기 어렵다면 의자를 잡거나 벽을 짚고 동작을 진행해도 무방하다.

홍 원장은 “스트레칭은 평소 틈틈이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 프로그램이 끝날 때마다 목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과 엉덩이 근육 강화에 좋은 스트레칭을 한 세트로 해주면 목디스크나 허리디스크 등 근골격계 질환은 물론 낙상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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