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있는 유부남일수록 폭락장에 ‘패닉셀링’…왜?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9-29 10:03 수정 2021-09-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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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 결과
“가족부양 책임감 높을수록 감정적 투자하는 경향”


사진=게이티이미지뱅크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 자녀가 있는 기혼 남성이거나 45세 이상 남성일수록 ‘패닉셀링(공포 상황에 의한 투매)’을 하는 경향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연구 결과, 결혼해 자녀가 있는 45세 이상의 남성 혹은 자신이 투자 경험이 풍부하다고 생각하는 남성일수록 패닉셀링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성별이나 나이, 결혼 및 가족 등과 같은 요인이 투자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아만다 클레이먼 금융치료사는 “가족들을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이 큰 남성일수록 더 감정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높다”라며 “여성들은 자신의 충동이나 감정이 옳다고 확신하는 경우가 남성에 비해 적기 때문에 패닉셀링에 덜 노출된다”라고 주장했다.

자산관리 업체 와델앤어소시에이츠의 테레사 베일리 재무 설계사는 “일부 남성들은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는다”라며 “이는 불가능한 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통제 편향(control bias)’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성들은 특정 사안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식 시장의 타이밍을 예측하려고 할수록 더 많은 변수를 마주하게 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투자자들은 위험에 직면할 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에 따르면 주식시장 참여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35% 더 높았지만, 자신의 감에 의존해 시장 상황을 예측하려 할 경우 수익률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클레이먼 금융치료사는 “모든 인간은 생존본능을 갖고 있어서 주식이 폭락할 때 매도하고 싶은 심리가 생기기 마련”이라며 “스스로 감정적 투자가 빈번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주변의 지인들과 충분히 논의해 충동적 투자를 조절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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