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법 표준화-데이터 정교한 검증 ‘한의학 과학화’ 앞장 자생한방병원

권혁일 기자

입력 2021-09-29 03:00 수정 2021-09-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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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자생생명공학연구소 설립
전국 21개 병의원 인프라 등 바탕
대규모 임상 연구 계획-진행 꾸준



한의학 세계화가 탄력을 받음에 따라 한의학 논문들도 더 정교하고 발전된 연구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자생한방병원의 추나요법 논문은 문헌 분석이나 동물 실험이 대부분이던 기존 한의학 연구 틀에서 벗어난 임상 실험 연구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이전 한의학 논문들은 ‘대조군 연구’가 적다는 점이 한계로 여겨졌는데, 임상 결과를 토대로 실험군과 대조군을 분명히 나눠 연구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과학적 근거 수준이 매우 뛰어난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추나요법 치료군이 양의치료 대조군보다 통증, 기능, 삶의 질 지수에서 큰 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었다.

한의학 치료법은 임상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안전성과 유효성 등이 경험적으로 입증됐지만 여전히 많은 연구과제가 남아 있다. 자생한방병원은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추나요법을 비롯한 약침, 침치료, 한약치료 등의 한의통합치료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증명해왔다. 한의 치료의 효능을 검증하기 위한 노력은 자생척추관절연구소의 전신인 자생생명공학연구소가 세워진 199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자생한방병원 설립자 신준식 박사에 의해 설립된 자생척추관절연구소는 한의학 과학화의 산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3년 척추질환 치료 한약 ‘청파전’에서 추출한 신경재생 신물질 ‘신바로메틴’의 미국 물질특허 획득을 비롯해 수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2013년에는 자생한방병원의 응급침술인 동작침법의 급성요통 완화 효과가 진통제보다 5배 높다는 결과를 입증한 논문이 통증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 ‘PAIN’에 실리기도 했다. 2016년 국제학술지 ‘Spine’에 게재된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환자 128명에 대한 5년간의 장기 추적관찰 논문도 허리디스크 치료에 있어 한의 치료가 수술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한의학 과학화·표준화는 한의 치료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선결조건이다. 치료법을 표준화해 공유하고 임상에서 활용한 데이터를 쌓아야 과학적 입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생한방병원은 한의 치료법을 표준화한 후 동일한 치료법으로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효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그 결과를 논문에 옮겼다. 국내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한의 치료의 효능을 현대 과학의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에도 힘썼다.

또한 자생한방병원은 후학 양성에도 신경 써 2014년부터 수련의들이 제1저자로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도록 내부 규정을 마련하는 등 ‘한의학 과학화’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그 결과 연평균 15편의 논문이 SCI(E)급 국제학술지에 게재되고 있으며 국내외 의학·과학 전문 학술지에 게재한 연구는 현재까지 어느덧 300여 편이 됐다. 이 가운데 SCI(E)급만 130편이 넘는다.

지금도 자생척추관절연구소에서는 한의사를 비롯한 전문 연구인력들이 병증의 치료기전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연구들을 진행 중이다.

자생한방병원은 전국 21개 병의원 진료 인프라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한의학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지금도 소속 의료진들이 일선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 중인 만큼 방대한 양의 임상 연구를 계획하고 시행하기에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장기치료 경과에 대한 연구나 대규모로 실시되는 임상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는 자생한방병원 논문이 갖는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정책과 기전연구 등을 통해 한의학의 연구 저변을 넓히고 연구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다.



권혁일 기자 moragoheya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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