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통증 한의 추나요법 치료 효과, 미국의사협회 공식저널도 인정

권혁일 기자

입력 2021-09-29 03:00 수정 2021-09-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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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인터뷰

이진호 병원장이 목 통증(경항통) 환자에게 추나요법을 실시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제공

“임상 연구 및 논문 발표를 통해 한의학이 과학적인 저력을 지닌 의학임을 국내외에 적극 알리고 있습니다. K-pop이 국제적인 성공에 힘입어 국내에서 더 큰 사랑을 받았듯 K-medi 한의학도 세계 무대에서 인정을 받아 국민들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문턱을 낮출 수 있다고 봅니다.”

자생한방병원은 개원 이래 한의학의 표준화와 과학화, 세계화를 위해 꾸준히 달려 왔다. 특히 한의 치료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매년 SCI(E)급 국제학술지에 연구결과를 쏟아내는 것도 그 작업의 일환이다. 최근에는 대표적 한의 수기요법인 추나요법의 치료 효과를 담은 논문이 미국의사협회 공식 저널인 미국의사협회지(JAMA) 계열 학술지에 게재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해당 논문에 제1저자로 참여했던 자생한방병원 이진호 병원장을 만나 한의학 과학화·세계화의 현 주소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Q. 최근 JAMA 계열 학술지에 한의학 논문이 게재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A. JAMA 계열 학술지들이 국제 의료계에서 높은 권위를 갖고 있는 만큼, 이번 논문 발표는 자생한방병원의 연구 역량, 한의학 치료법 연구의 신뢰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해외에서는 한의 치료가 CAM(보완대체의학) 정도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자생한방병원의 SCI(E)급 논문들은 오래전부터 CAM 이외 의학·과학 전문 학술지에도 투고를 진행하고 있다. 한의 치료법에 대한 국제학술지 논문 발표는 그만큼 한의 치료법 표준화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후학들이 한의학을 발전시키는 데 밑거름 역할을 한다. 이번 논문도 마찬가지다.

Q. 어떠한 논문이었나. 간략히 소개를 부탁드린다.

자료: 만성 경항통 환자에 대한 추나요법과 일반적 양방치료 효과를 비교한 임상연구(Chuna Manual therapy versus usual care for non-specific chronic neck pain: a multicenter, pragmatic,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AMA Network Open, 2021
A. 스마트기기 사용이 많은 현대인에게 빈번히 발생하는 질환이 목 통증(경항통)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목 통증으로 한의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는 약 90만 명에 달한다. 현재 목 통증 한의 치료로는 추나요법과 침, 약침, 한약, 뜸 등을 많이 활용한다. 이 가운데서도 추나요법은 2019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이번 논문에서는 만성 목 통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추나요법의 객관적 효과와 임상적 유효성을 측정하기 위해 양의치료(진통제, 물리치료)와 비교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추나요법을 받은 목 통증 환자들이 양의치료를 받은 대조군보다 통증, 기능, 삶의 질 지수 등에서 큰 개선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이상 만성 목 통증을 겪고 있는 만 19세 이상 60세 이하 환자 가운데 추나요법 환자 54명과 일반적 보존치료 환자 54명이 각각 선별됐으며 다양한 지표에 대한 비교평가가 실시됐다. 측정 지표에는 주관적인 통증의 강도를 평가하는 시각통증척도(VAS)와 통증 숫자평가척도(NRS), 경부장애지수(NDI) 등이 포함됐다.

두 집단이 5주 동안 치료를 받고 평가지표를 측정한 결과 추나요법군의 목 통증 VAS는 평균 26.1로 대조군(43.3)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NRS 지표에서도 추나요법군의 목 통증 NRS는 약한 통증 정도의 2.9로 대조군(4.6)보다 낮았다. 목 기능 개선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경부장애지수 지표의 경우 추나요법군은 경미한 수준인 17점으로 나타난 반면 양의치료군의 NDI는 중증도 장애 수준인 25.3점이나 됐다.

추나요법의 유효성은 장기적으로도 이어졌다. 치료 시점을 기준으로 1년 후에도 추나요법군의 NRS와 NDI 등 지표에서 양의치료군보다 높은 효과를 유지했다. 또한 목 통증 NRS가 절반 이상 감소한 인원을 기준으로 1년간 측정한 결과, 통증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추나요법군은 5주가 소요된 것과 비교해 양의치료는 26주가 걸렸다. 이는 추나요법이 일반적 양의치료보다 장단기 모든 시점에서 목 통증 치료효과가 우월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의사협회의 공식 학술지 중 하나에 게재됐다.


Q. 추나요법이 건강보험 적용 중임에도 지속적으로 새 연구들이 이뤄지는 이유는?


A. 2019년 4월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수요가 높고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인정받은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적용을 확정했다. 추나요법의 유효성, 안전성, 경제성을 기존 치료법들과 비교해 봤을 때 더욱 높은 능률을 낸다는 것이다. 다만, 건강보험 적용 당시 재정 악화를 우려해 높은 본인 부담률과 20회 횟수 제한을 뒀다. 이러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향후 추나요법에 대한 본인 부담률 인하, 횟수 제한 해제, 적용 상병 또한 확대되길 기대한다.

국민들이 더 믿을 수 있고 안전한 추나요법이 되기 위해서는 더욱 객관적인 근거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더욱 다양한 과학적 연구를 통한 안전성과 유효성 입증이 이뤄져야 한다. 추나요법에 대한 양질의 연구가 필요한 시점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

Q. 자생한방병원이 미국 평생의학교육인증원(ACCME) ‘정식 인증’ 보수교육 제공기관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A. 그렇다. 우선 미국 평생의학교육인증원이란 미국의사협회와 미국병원협회, 미국전문학회연합회, 의학전문학회협의회, 병원의료교육협회, 주의학위원회연맹, 미국의과대학협회 등 미국 내 의료 관련 협회 7곳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 기관이다. ACCME는 미국 의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보수교육(CME)과 전문직업성 개발 등을 엄격히 관리하고 인증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정식 인증 보수교육 제공기관 자격 획득은 자생한방병원의 교육 시스템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체계적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ACCME 보수교육은 미국을 비롯해 유럽 평생의학교육인증원, 캐나다 왕립 의사 및 외과대학 등 해외 의료단체들의 보수교육으로도 통용된다. 해당 국가는 미국 포함 캐나다, 영국, 호주 등 30여 개국에 달한다. 서구 선진국 의료진들이 자생한방병원의 프로그램을 보수교육으로 이수해도 의사면허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Q. 한의학 과학화·세계화를 통한 자생한방병원의 향후 계획은?

A. 한의학 과학화를 통해 환자들이 안심하고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의학 과학화를 선도하고 있는 자생한방병원도 이에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

또한 과학화와 세계화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다. 한의학 과학화는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한의학의 우수성을 부지런하게 세계에 알리는 활동을 지속하고자 한다. 과학적 검증을 통해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도출하더라도 알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일선 의료 현장에서 정말 필요로 하는 연구를 지향한다.

자생한방병원은 한의학이 서양의학과 같은 저력을 지닌 의학임을 알리기 위해 쉼 없이 달릴 것이다. 또한 동아시아 지역 의료교육 산업의 발전을 위해 국내외 유수 의료기관들과 학술교류, 공동 보수교육 제작 등 협력을 통해 국제적인 교두보 역할 수행에도 힘쓰고자 한다.


권혁일 기자 moragoheya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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