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진드기-바이러스 주의보 풀밭에서 힐링하려다 큰일납니다
윤희선 기자
입력 2021-09-29 03:00 수정 2021-09-29 03:00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9∼11월이면 발병이 증가하는 질환들이 있다. 쓰쓰가무시증과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이다.
쓰쓰가무시증은 쓰쓰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게 물렸을 때 발생한다. 1∼3주 잠복기 후 발열과 오한, 두통을 비롯해 근육통과 복통, 인후염이 나타난다. 복부를 중심으로 3∼5mm 크기의 발진이 보이기도 한다. 특히 진드기에게 물린 부위에 가피(검은 딱지)가 생긴다.
윤지현 건국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초기에 발견할 경우 큰 문제 없이 항생제로 치료 가능하다”며 “단순한 감기몸살로 착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한 경우 호흡곤란이나 심근염, 뇌수막염, 뇌염 등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쓰쓰가무시증은 백신이 없고 감염 후에도 다시 발생할 수 있어 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드기에게 물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풀밭 위에 앉거나 눕는 것을 피하고 야외 활동 후에는 샤워를 하며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벌초 등을 할 때는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착용해 팔과 다리가 드러나지 않게 하고 소매와 바지 끝단을 여며 장갑과 장화를 신는 것이 좋다. 그리고 모기기피제 등을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신증후군출혈열은 한탄바이러스, 서울바이러스 등에 의해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5만 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러스는 감염된 설치류(등줄쥐, 집쥐, 땃쥐)의 분변이나 소변, 타액 등이 마르면서 공기 중으로 바이러스가 배출되고 이는 우리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 잠복기는 평균 2, 3주 정도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400∼500명의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한탄바이러스 감염 시 발열, 출혈, 신부전이 주로 발생하며 중증의 경우 쇼크와 의식저하, 경련 등이 올 수 있고 사망률도 10%에 이른다. 반면 서울바이러스 감염은 비교적 증상이 심하지 않고, 치명률은 1∼2%대로 알려졌다.
윤 교수는 “감염되면 모세혈관의 투과성이 증가되면서 복막 뒤 부종이 생겨 복통과 요통이 나타나고 폐포 내로 체액이 유출되면서 폐부종이 발생해 심한 경우 호흡곤란이 나타난다”며 “대증 치료 외에 항바이러스제는 제한적인 상황으로 예방이 중요하나 적절한 대증 치료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렙토스피라증은 가축이나 야생 동물, 쥐 등을 통해 전파된다. 감염된 동물의 소변에 오염된 강물, 지하수, 흙에 상처나 피부 점막이 접촉되면서 감염된다. 감염 동물의 소변이나 조직에 직접 접촉해 감염될 수도 있다. 주로 9, 10월에 발생률이 높다. 잠복기는 7∼12일로, 발열과 두통, 오한, 종아리와 허벅지 등의 심한 근육통, 충혈 등의 증상을 보인다. 피부 점막과 출혈, 간부전, 황달, 신부전, 심근염, 객혈 등의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경증 환자는 2, 3주가 지나면 거의 회복되지만, 5∼10% 정도는 중증 형태의 웨일씨병으로 진행하며 5∼30%가 사망한다. 예방법은 오염된 개천이나 강물에서 수영하는 것을 금하고, 야외에서 작업할 때는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장화 등을 신고, 감염 위험 시 고무장갑이나 앞치마를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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