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출범 LX그룹, 법적으론 ‘LG그룹’

홍석호 기자

입력 2021-09-28 03:00 수정 2021-09-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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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정리 안끝나 계열분리 안돼
구광모-구본준 지분 3%미만 낮춰야
맞교환 등 통해 내년 해결 전망



LX홀딩스가 LG그룹으로부터 분할돼 독립 경영을 시작한 지 약 다섯 달이 지났지만 계열분리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LX그룹이 본격적으로 독립 경영을 시작했지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으론 여전히 LG그룹 소속인 상황. LX홀딩스는 5월 1일 분할된 이후 같은 달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고 자회사 사명도 바꿨지만 법적으로는 여전히 LG그룹 소속으로 돼 있다. 최근 LX홀딩스가 내놓은 대규모기업집단 현황 공시에서도 LX홀딩스와 자회사들이 LG에 속해 있다고 돼 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계열분리의 마지막 단계인 지분 정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분 정리를 끝내야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열분리 승인이 마무리된다. 계열분리가 이뤄지려면 ‘특수관계인의 주식 보유 비중이 상호 3% 미만’이어야 한다. 현재 LG그룹 총수인 구광모 ㈜LG 대표는 LX홀딩스 지분의 15.95%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고, LX그룹을 이끄는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은 LG그룹 지주사인 ㈜LG 지분의 7.72%를 갖고 있는데 구광모 대표와 구본준 회장 모두 각자의 지분을 3% 미만으로 낮춰야 분리가 마무리된다.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선 지분을 맞교환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양쪽 지분 가치 차이가 커 정리가 쉽지 않다. 27일 종가 기준 구광모 대표가 보유한 LX홀딩스 지분 가치는 1195억 원이지만, 구본준 회장의 ㈜LG 지분 가치는 1조1618억 원이다. 구본준 회장이 ㈜LG 지분 2.99%를 남긴 채 4.73%를 내놓고, 이를 구광모 대표가 매입하려면 7118억 원가량이 필요하다. 구 대표가 LX홀딩스 지분(1195억 원) 전체를 넘겨도 추가로 현금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구 대표가 매입 가능한 수준에서 ㈜LG 주식을 LX홀딩스 주식과 맞교환한 뒤 나머지 지분을 장내 매각하거나 ㈜LG의 자사주 매입, 제3의 특수관계인 지분 매입 등이 지분 정리 방안으로 거론된다.

재계에서는 공정위가 공시 대상 기업집단을 지정하는 내년 5월 전까진 지분 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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