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달 속 옹달샘’ 찾아… 로버 ‘바이퍼’, 달 남극으로 간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1-09-27 03:00:00 수정 2021-09-27 04: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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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2023년 발사 목표 개발
‘노빌레 충돌구’ 지역 93㎢ 대상
‘아르테미스 계획’에 쓸 물 탐색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첫 달 탐사 로버인 ‘바이퍼’의 착륙 후보지가 달 남극 인근 노빌레 충돌구로 확정됐다. NASA 제공

미국이 달에서 사용할 물을 찾기 위해 최초의 탐사용 로봇(로버)을 보낼 착륙 장소로 달 남극 인근의 노빌레 충돌구 서쪽 가장자리를 지목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1일(현지 시간) 달 남극에 형성된 폭 73km의 거대 충돌구인 노빌레 충돌구 서쪽 지역을 로버 ‘바이퍼(VIPER)’가 탐색할 곳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나사는 이르면 2024년부터 아폴로 17호 이후 50여 년 만에 달에 우주인을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향후 거주지와 로켓에 사용할 물을 달 남극에서 찾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노빌레 충돌구는 달이 운석 등 작은 천체와 부딪쳐 형성된 움푹한 지형이다. 달의 극지방에서는 태양이 지평선에 가깝게 놓인다. 이런 이유로 극지방의 충돌구 내부에는 햇볕이 영구적으로 들지 않는 넓은 지대가 형성된다. 이 지역은 기온이 영하 223도까지 내려간 채로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얼음이 증발하지 않고 그대로 표면과 지표 가까이 남아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사는 2023년 발사를 목표로 달 극지 탐사용 로버 바이퍼를 개발하고 있다. 길이 1.5m, 폭 1.5m, 높이 2.4m에 바퀴가 4개인 골프 카트형 모양에 무게는 430kg에 이른다. 태양전지판으로 작동하고 배터리를 사용하면 컴컴한 어둠 속에서 최대 50시간 이동한다. 임무 주기는 지구 시간으로 약 100일이다. 로버에는 달의 영구 음영지대를 다니며 주변을 살펴볼 수 있도록 헤드라이트와 표면 아래를 탐사할 1m 길이의 드릴이 달려 있다. 미국은 달에 사람까지 보냈지만 달에 로버를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옛 소련이 1970년대 로버 2대를 보냈고 중국도 2013, 2019년 로버를 보냈지만 미국은 달에 로버를 보낸 적이 없다.

바이퍼는 노빌레 충돌구 서쪽에 내려 탐사를 시작한다. 이 지역은 로버가 쉽게 접근하면서도 영구 음영지대가 주변에 포진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나사는 로버가 이동하면서 최소 6곳 이상을 탐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계획에 따르면 바이퍼는 노빌레 충돌구 내 약 93km²의 면적을 탐사한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32배에 해당한다.

다만 노빌레 충돌구에 물이 존재하는지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 앤서니 콜러프리트 나사 바이퍼 임무 수석과학자는 “우리가 바라보는 곳 어디에도 물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면 그것도 근본적인 발견”이라며 “그러면 우리는 머리를 긁적이며 교과서를 다시 작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퍼는 2023년 말 민간기업의 우주선에 실려 달로 향할 예정이다. 나사는 지난해 우주벤처기업 애스트로보틱스와 2023년 바이퍼를 달에 운송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억2600만 달러(약 2676억 원)를 지불하기로 했다. 바이퍼 구축과 운영에 드는 비용인 4억3350만 달러(약 5132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애스트로보틱스는 달 착륙선을 개발해 스페이스X의 발사체에 실어 달로 보낼 계획이다.

나사는 바이퍼를 통해 ‘아르테미스 계획’을 진행하기 전에 달에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물의 분포를 확인할 계획이다. 우주 경제전문가들은 물을 달에서 직접 조달하면 지구에서 달로 보내는 것보다 훨씬 싼 가격에 현지에서 먹을 물과 공기를 얻고 지구나 화성으로 보낼 로켓 연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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