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1000클럽’ 13곳중 5곳이 인터넷-바이오 기업

임현석 기자

입력 2021-09-27 03:00 수정 2021-09-27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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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융권 상장사 상반기 급여 분석
카카오 8300만-네이버 8123만원…인재확보위해 연봉인상 경쟁나서
진단시약업체는 코로나 반사이익…2년전 급여보다 2배 넘게 뛰어
반도체 등 제조업 대기업 등은 노조 “급여 인상” 목소리 커져



최근 크게 성장하고 있는 플랫폼, 게임 등 정보기술(IT) 기업과 바이오 기업 중에서 직원 1인당 월평균 급여가 1000만 원을 넘는 이른바 ‘월1000클럽’ 기업이 속속 나오고 있다.

월1000클럽에는 전통적으로 고(高)직급 직원이 몰려 있는 지주사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 및 바이오 업계에서 몸값이 높아진 개발직, 연구직 등의 급여가 많아지면서 젊은 기업들이 대거 월1000클럽에 입성했다. 판교발 연봉 인상의 영향을 받아 대기업 노조에서도 급여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기업들이 받는 임금 인상 압박도 커지는 분위기다.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비금융권 상장사 1340개사(직원 100명 이상 회사 대상)의 올해 상반기(1∼6월)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6개월 누적 급여가 6000만 원이 넘는 회사는 총 13곳이었다. 이 중 5개 기업이 인터넷·바이오 분야 기업이었다. 카카오가 8300만 원, 네이버가 8123만 원으로 월평균 1000만 원을 넘어섰다.

네이버는 2019년 시작한 전 사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가 고임금에 반영됐다. 카카오는 올해 초 전 직원에게 자사주 10주를 제공하는 등 인재 확보 차원에서 상여금 등을 지급해 급여가 높아졌다.



올해 초부터 IT 기업 등에서는 인재 유치 및 확보를 위한 급여 인상 릴레이가 이어졌다. 2월에 게임업체 넥슨이 전 직원의 연봉을 일괄적으로 800만 원 인상하자 경쟁사인 엔씨소프트는 개발직군 연봉을 1300만 원 이상 올렸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보상 개선을 요구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매출 및 이익이 커진 바이오 기업의 약진도 눈에 띈다. 진단시약 전문기업인 씨젠은 2019년 상반기 2886만 원 수준이던 6개월 치 급여가 올해 상반기에 6030만 원으로 뛰면서 월1000클럽에 들어왔다.

한동안 침체에 빠져 있던 상사들도 최근 월1000클럽 문을 두드리고 있다.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은 2019년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가 4300만 원에서 올해 상반기 5900만 원으로 올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같은 기간 4300만 원에서 5300만 원으로 상반기 급여가 상승했다. 코로나19 탓에 위축됐던 글로벌 물동량이 올해 들어서 크게 늘어난 데다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자원 관련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면서 일부 상사가 실적 호조를 이어간 게 이유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이 기간 7474만 원에서 5859만 원으로 올 상반기 급여가 줄었다. 2018년 반도체 초호황(슈퍼 사이클)에 따라 이듬해 크게 올랐던 성과급이 줄어든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4600만 원에서 4800만 원으로 인상 폭이 완만했다. 현대자동차는 3900만 원에서 3800만 원으로 상반기 급여가 소폭 줄었다.

이들 제조업 대기업에서는 IT 바이오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급여 인상에 나서 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경영실적 기반의 성과급 지급 기준을 놓고 노사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는 다음 달 5일 사측과 첫 임금·복지 교섭에 나선다. 노조 임금 협상안 초안엔 직원 계약 연봉을 1000만 원 이상 일괄 인상하는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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