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배터리 상용화에 한 발짝… LG에너지솔루션, 상온 충전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1-09-24 14:38 수정 2021-09-2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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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샌디에이고대학과 공동연구
세계적인 과학 저널 ‘사이언스’지 게재
60℃ 이상 고온 충전 환경 기술적 한계 극복
마이크로 실리콘 음극재 적용… 성능↑·가격↓
충·방전 사이클 500회 이후 잔존 용량 80%↑


LG에너지솔루션이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한걸음 다가가게 됐다. 고온 환경에서만 충전 가능하던 전고체 배터리 한계를 극복했다고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샌디에이고대학교(UCSD)와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 60℃ 이상에서만 충전이 가능했던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상온(통상 25℃)에서도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기술 개발 과정에서 충·방전 사이클 500회 이후에도 배터리 잔존 용량이 80% 이상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실리콘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중 상온에서 충·방전 수명이 500회 이상 유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기술 관련 연구 논문은 24일 세계 과학계 연구 성과 지표의 기준이 되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 373권 6562호에 실렸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안전성을 강화한 배터리로 전해진다.

다만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리튬 금속을 음극으로 적용한 기존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온도에 민감하고 느린 충전 속도가 기술적 한계로 여겨졌다. 60℃ 이상 고온 환경에서만 완속으로만 충전이 가능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UCSD 공동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 음극에서 도전(導電)재와 바인더를 제거하고 5마이크로미터(um) 내외 입자 크기를 가진 ‘마이크로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에 비해 10배 높은 용량을 가져 배터리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한 필수 소재로 꼽힌다. 하지만 충·방전 중 큰 부피 변화 때문에 실제 적용이 까다로운 소재로 알려진다.

또한 기존 연구에서 실리콘 음극재 부피 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100나노미터(nm, 0.1um) 이하 입자 크기를 가진 나노 실리콘을 적용한 데 반해 이번 연구에 적용한 마이크로 실리콘은 나노 실리콘보다 저렴하고 사용이 용이한 것이 장점이라고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설명했다. 배터리 생산 원가 절감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500번 이상 충전과 방전 이후에도 80% 이상 잔존 용량을 유지하면서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를 40%가량 높일 수 있어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진일보를 이뤄냈다”고 전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 차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배터리 이노베이션 콘테스트’ 지원 과제가 실제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명환 LG에너지솔루션 최고제품책임자(CPO) 사장은 “UCSD와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 개발 과정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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