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작업 추가 인력? 알바생이 뭘 하겠어요”…여전한 ‘택배 과로’

뉴스1

입력 2021-09-24 10:50 수정 2021-09-2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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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복합물류센터. © 뉴스1

“투입되긴 했는데…”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에서 만난 한진택배 기사 A씨는 두 차례에 걸칠 사회적 합의에 따른 분류 전담 인력 투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말끝을 흐렸다.

A씨에 따르면 택배기사 3명당 1명꼴로 추가인력이 배치됐다. 다만 이들은 아르바이트생으로 ‘분류 전담 인력’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아르바이트생들이 하는 건 별로 없다”며 “기사로 일하러 온 사람들도 처음 오면 6개월을 해야 아는데, 처음 온 아르바이트생들이 어떻게 알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분류 작업도 계속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러니까 이 시간에 출근하지 않았겠느냐”고 답했다. 시계는 오전 6시20분을 지나고 있었다.

택배 경력 10년 이상의 롯데택배 기사 B씨 역시 “아르바이트생들이 (분류 작업을) 하지 못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그들은 전문 인력이 아닌 일용직”이라며 “일이 줄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B씨는 분류작업으로 인해 퇴근 시간이 늦어지는 현상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B씨는 “분류작업이 늦게 끝나니까 늦게 나간다”며 “원래는 오전 10시30분~11시에는 나가야 하는데 다 끝나고 물건을 싣고 배송 나가는 시간이 낮 12시~1시 정도 된다”고 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도출한 결론임에도 분류작업 인력 투입을 기대하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50대 C씨는 “상·하차 아르바이트생도 없어서 일이 늦게 끝나는데 어떻게 분류인력까지 투입된다는 말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명절 때 차에 다 싣고 여기서 오후 3~4시에 나갔다”며 “300~400개, 많게는 470개씩 들고 나가서 새벽 2시에 일이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정부와 업계, 노조 등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기구는 지난 1월과 6월 두 차례 합의 끝에 내년부터 택배기사를 분류작업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 도출에 이르렀다.

택배사들은 내년 시행에 앞서 추석 이전인 9월1일부터 단계적 이행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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