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서울로7017 걸으며, 1930년대 경성 만난다

김기윤 기자

입력 2021-09-24 03:00 수정 2021-09-24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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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코오피와 최면약’
1인 이동식 공연… 내달 3일까지


‘코오피와 최면약’에서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한 관객과 화면 속 배우(오른쪽)를 함께 촬영했다. 관객이 실제 보는 화면에는 테이블에 앉은 배우만 나타난다. 국립극단 제공

서울 중구 회현역 인근 서울로7017부터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까지. 나 홀로 길을 걸으며 1930년대 경성을 관람하는 공연이 관객과 만난다. 팬데믹 시대에 맞춰 탄생한 맞춤형 1인 이동식 공연이다.

국립극단은 24일부터 10월 3일까지 ‘코오피와 최면약’을 서울로7017과 국립극단 일대에서 선보인다. 서울로7017 안내소에서 출발한 관객은 각자 휴대전화와 이어폰을 활용해 준비된 음향을 들으며 국립극단 방향으로 걷는다. 목적지인 국립극단 내 백성희장민호극장에 도착한 관객이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한 한 편의 가상 연극을 관람하는 것을 끝으로 공연은 마무리된다. 총 소요 시간은 약 50분.

국립극단이 주변 문화시설과 연계해 기획한 이번 작품은 다원예술가인 서현석 작가가 구성하고 연출했다. 그는 이상의 소설 ‘날개’에서 영감을 얻어 ‘다른 시대를 살던 사람은 같은 장소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라고 상상하며 1930년대 경성과 현재의 서울을 중첩해 표현했다. 공연은 소설 ‘날개’ 속 주요 배경인 미쓰코시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서울역 일대를 거닐었을 이상 작가의 흔적과 시선을 따라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서 작가는 앞서 장소특정형 퍼포먼스라는 이름으로 여의도, 세운상가 등에서 여러 작품을 선보여 왔다. 그는 “팬데믹으로 인한 무력감, 심화하는 폭력성, 사회 균열이 공존하는 시대 속에서 답답한 일상의 틀을 뛰어넘게 만드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 평일은 오후 1시 반부터 9시까지, 주말엔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한다. 3만 원. 14세 이상 관람가.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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