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이스라엘 車보안기업 인수

홍석호 기자

입력 2021-09-24 03:00 수정 2021-09-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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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공격 솔루션 제공 ‘사이벨럼’
기업가치 1646억… 지분 63.9% 확보
연말까지 주식 추가 매입 계획
전장사업 하반기 흑자 전환 기대


LG전자가 이스라엘의 자동차 사이버 보안기업을 인수했다. 하드웨어를 넘어서 소프트웨어 분야를 포함하는 자동차 부품(전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LG전자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전장 사업은 올해 4분기(10∼12월)에 손익분기점을 넘어 내년에 본격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LG전자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본사를 둔 자동차 사이버 보안기업 사이벨럼의 지분 63.9%를 확보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사이벨럼의 기업 가치는 1억4000만 달러(약 1646억 원)로 추산된다. LG전자는 연말까지 추가 주식을 매입하고, 2000만 달러(약 235억 원) 규모의 신주투자계약(SAFE)도 맺어 2022∼2023년 보유 지분을 더 늘릴 계획이다.

2016년 설립된 사이벨럼은 전자화되고 있는 자동차 부품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막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직원은 50여 명이지만 독자 개발한 ‘멀티플랫폼 분석 도구’를 활용해 다양한 소프트웨어 분석을 하는 기술력 있는 업체다. 지난해 1200만 달러(약 141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르노, 닛산, 재규어랜드로버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 정보기술(IT) 기업 등과 협업하고 있다. LG전자는 사이벨럼 인수 후에도 기존 경영진과 독립적 사업 운영을 유지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전장 사업에 큰 공을 들이고 있는 LG전자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한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VS사업본부)-파워트레인(LG마그나 e파워트레인)-차량용 조명(ZKW)’ 등 전장 사업의 핵심이 될 3대 사업 부문을 구축했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향후 커넥티드카에 탑재될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차량용 조명 등에 사이버 보안기술이 결합돼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동통신망과 연결된 커넥티드카는 엔진, 모터, 브레이크 등 핵심 부품이 전자기기로 제어되고 자동차 관련 정보, 운전자 결제 정보 등이 인터넷에 연결돼 처리되기 때문에 보안의 중요성이 과거보다 크다. LG전자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설계, 개발, 운행 등 전반에 걸쳐 소프트웨어 역할이 커지면서 보안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사이벨럼 인수 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이 올 하반기 손익분기점을 넘겨 내년부터 본격적인 흑자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2015년 세워진 LG전자의 VS(전장 사업) 부문은 7년 연속 적자를 내왔지만 증권가와 관련 업계는 올해 4분기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연평균 3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인 매출은 내년 10조 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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