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 갤러리-예술정원-펫파크… ‘쇼핑통한 힐링’ 핫플레이스

김하경 기자

입력 2021-09-23 03:00 수정 2021-09-23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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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소비혁명, 뉴커머스가 온다]〈14〉‘오프라인 혁신’ 현대백화점
“한차원 높은 라이프스타일 제공”
매장면적 절반 줄여 조경공간… 세계적 아티스트 실내정원 꾸며
매장음식 배달서비스도 호평… 상반기 영업이익 작년의 5배로


올 2월 서울 여의도에 개장한 \'더 현대 서울\'내에 조성된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포레스트\'. 개점 6개월 만에 관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게시물이 19만 개가 넘을 정도로 주목을 끌었다. 현대백화점 제공

최근 유통 기업들은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에 제한이 생기면서 ‘경험 소비’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백화점들은 라이프스타일과 문화 예술적 요소를 가미한 매장을 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이다. 올 2월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은 뉴커머스 시대 오프라인 유통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은 오프라인에서의 경쟁력을 활용해 소비자들이 안방에서도 프리미엄 식음료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 힐링과 문화의 공간이 된 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리테일 세러피’(쇼핑을 통한 힐링)를 적용했다. 백화점 영업 면적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나머지 절반은 실내 조경 공간으로 꾸며 고객들이 휴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각 층마다 비슷한 종류의 상품을 중심으로 매장을 배치한 기존 백화점과 달리 더현대 서울은 모든 층을 각 테마에 맞춰 큐레이션 방식으로 배치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한정된 형식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수준 높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취지로 이름에서 ‘백화점’이란 단어를 과감히 지웠다”고 말했다.

더현대 서울의 새로운 시도는 일단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더현대 서울’을 해시태그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개점 6개월 만에 19만 개를 돌파하며 국내 백화점 가운데 가장 많은 수를 나타냈다. 신형덕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는 “매장 방문이 당장 소비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 자체가 마케팅 측면에서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 남양주시에 문을 연 국내 첫 갤러리형 아웃렛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도 쇼핑 공간을 넘어서 문화 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이곳에는 세계적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인 ‘하이메 아욘’과 협업해 꾸린 실내 정원, 놀이터 등이 1653m²(약 500평) 규모로 조성돼 있다. 옥상정원에는 업계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 전용 펫파크 ‘흰디 하우스(Heendy House)’도 들어서 있다.

오프라인 강화는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 올 상반기 현대백화점의 총 매출액은 4조341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7% 증가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22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배 이상 수준으로 늘었다.

○ 온라인에서도 중요해진 오프라인 경쟁력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에서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온라인 사업에도 녹여내고 있다. 기존 현대백화점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과 별도로 지난해 프리미엄에 집중한 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을 론칭한 것이다. 식품 분야는 그동안 현대백화점의 강점 중 하나로 꼽혀 왔다.

현대식품관 투홈은 유통업계에 없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백화점 가운데 처음으로 백화점 내 식음료(F&B) 매장의 음식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 ‘바로투홈’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또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전기트럭을 활용해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주문 후 30분 이내로 배송해 주는 ‘퀵커머스’ 서비스도 유통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백화점의 핵심 영역 중 하나가 식품 영역인 만큼 백화점이 갖고 있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기반으로 계열사 및 아웃소싱 등을 활용해 식품 분야를 강화하면 경쟁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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