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파산 위기 처한 中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

입력 2021-09-17 03:00 수정 2021-09-17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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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부동산개발 업체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이 파산 위기에 처했습니다. 헝다그룹의 총부채는 1조9700억 위안(약 359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협력업체 공사 대금을 제때 못 주고 있으며 금융권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으로 빌린 자금을 갚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심지어 채권자와 투자자 수십 명이 선전시 헝다그룹 본사에 몰려가 자금 상환을 요구하며 시위하기도 했습니다.

헝다는 1997년 부동산 사업으로 시작해 금융, 헬스케어, 여행, 스포츠, 전기자동차 사업을 아우르는 재벌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과거 차입에 의존해 부동산개발 사업을 벌이던 헝다는 최근에 전기차 등 신사업에 수조 원대의 자금을 투자했습니다. 창업자인 쉬자인 회장(63·사진)은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텐센트 회장 마화텅 등과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부호입니다.

세계의 주요 언론은 헝다 사태를 민감하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헝다그룹의 구조조정이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며 회사채와 관련해 최소 ―75%의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빈부 격차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잘살자’라는 뜻의 ‘공동 부유’를 내세워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교육과 부동산이 대표적인 규제 대상이 됐습니다. 중국 당국은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주택 수요자들의 금융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중국 부동산개발 업체의 사업 환경이 전반적으로 나빠졌습니다.

이미 중국에서는 올해 들어 이달 5일까지 파산한 부동산개발 업체가 274곳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소형 업체들과 달리 헝다그룹은 덩치가 워낙 커서 파산의 충격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헝다그룹은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파산설을 일축했지만, ‘전례 없는 어려움’에 봉착했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헝다는 파산을 막기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섰지만,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헝다그룹이 파산할 경우 부실 채권 위험까지 일시에 터지면서 중국 금융 시스템 전체로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중국 정부가 유동성 지원 대신 파산을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에 주목하면서 헝다의 부실을 금융권이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현재 헝다그룹은 정부 도움 없이 살아나기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과연 중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지, 쉬 회장이 꺼낼 타개책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분명한 것은 헝다그룹의 파산이 현실화할 경우 금융시장의 불안을 심화시키고 실물경제를 위축시키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태의 추이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의주시해야 할 때입니다.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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