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도 ‘홈추족’ ‘집밥’ 대세…“동네 벗어나지 않을 것” 36.3%

박성진 기자 , 이지윤 기자

입력 2021-09-16 15:33 수정 2021-09-1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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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16일 서울 마장동 축산물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뉴시스

직장인 조모 씨(35)는 아내와 상의한 끝에 올해 추석 연휴기간 동안 집에 머물기로 결정했다. 양가 모두 차례를 지내지 않아 명절을 항상 여행 기간으로 활용했던 부부였다. 하지만 좀처럼 줄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에 올해 추석 여행은 포기했다. 대신 집에서 명절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각종 전과 송편 등을 조금씩 만들어 먹기로 했다.

올 추석도 집에서 보내려는 ‘홈추족’이 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와 잡코리아가 6~10일 직장인 10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코로나19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확산된 이후 맞는 세 번째 명절이지만 여전히 동네를 기점으로 활동 반경을 최대한 좁히려는 수요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먼저 ‘추석 당일 어떻게 보낼 것인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8.8%가 추석 당일 부모님을 찾아뵐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복수응답으로 36.3%가 동네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부모님을 찾아뵙더라도 동네를 기점으로 이동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비슷한 맥락에서 여행을 가거나, 골프 등 취미생활을 할 계획인 사람들도 각각 8.9%, 7.3%로 많지 않았다.

‘집밥’ 트렌드도 지속될 전망이다. 추석 당일 명절 음식을 챙겨먹겠다는 응답은 63.2%에 달했다. 응답자의 19.1%는 명절 음식을 챙겨먹지 않겠다고 답했다. 흥미로운 점은 명절 음식을 챙겨먹겠다고 응답한 사람들 대부분(73.7%)이 직접 음식을 조리해 먹겠다고 답한 점이다. 포장(16.0%), 밀키트(5.0%), 배달(3.1%) 등 코로나 시대에 각광받고 있는 음식 조달 수단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촉발한 ‘거리두기 명절’이 길어지면서 ‘명절에 꼭 일가친척을 만날 필요는 없다’는 트렌드가 자리 잡았다”며 “다만 명절에 대한 그리움을 명절 음식으로 달래려는 수요가 늘면서 집에서 조리해 먹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직장인들이 올해 예상하는 추석 경비는 평균 31만 원이었다. 지난해 추석 때 사용했다고 밝힌 평균 경비(33만 원)와 비교하면 2만 원이 줄었다. 추석 경비가 줄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밝힌 경비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때문에 동네 근처에만 머물러서(66.1%)”였다. 반면 추석 경비가 늘 것으로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 용돈 및 선물 비용 증가(62.2%)”였다. 이 밖에 채소 과일 등 물가 상승(53.5%) 등이 뒤를 이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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