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생활 만족도↓…‘익명 커뮤니티’서 의견 표출

뉴시스

입력 2021-09-16 09:07 수정 2021-09-1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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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이 ‘좋은 직장’에 대한 기대감 크지만, 회사에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직장인은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위계적인 회사의 눈을 피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 진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16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좋은 직장’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들의 직장생활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직장생활에 만족하는 편이라는 응답은 43.5%에 불과했다. 아예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직장인도 19.4%에 달했다. 직장생활의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50대 직장인(52%)과 국가기관 종사자(65.7%), 고위관리직 직급(65.4%)에서 높게 나타났다. 30대 직장인(37.2%)과 중소기업 종사자(34.8%)의 만족도는 가장 낮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직장에 대한 만족도와 관계 없이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가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인들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5.8%는 본인의 회사가 좋은 직장에 속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국가기관(85.3%)과 공기업(80.2%), 외국계 기업(78%), 대기업(75.7%)에 다니는 직장인들의 평가가 두드러졌다. 반면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자신의 회사가 좋은 직장에 속한다는 생각(56.7%)을 적게 하는 편이었다.

좋은 직장에 재직해봤다는 직장인들은 무엇보다 고용 안정이 보장되는 것(39.7%, 중복응답)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직장문화가 유연하고(32.3%), 경제적으로 안정적이며(31.8%), 직원들의 워라밸을 존중해주는(29.9%) 회사가 좋은 직장이라는 인식도 많이 내비쳤다. 더불어 좋은 동기와 직원들이 많다(29.8%)는 것도 회사를 좋게 평가하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주로 20~30대는 유연한 직장문화와 워라밸 라이프의 실현, 50대의 경우 고용안정 보장과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회사인지를 중요하게 봤다.

많은 직장인들이 무엇보다도 연봉 수준을 중요하게 고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봉만으로 직장생활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엿보였다. 실제 대다수 직장인들이 ‘연봉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65.3%)’고 평가하는 동시에 ‘회사를 다니는 데는 연봉보다 중요한 조건들이 많다(59.1%)’는 의견도 많았다.

직장인들에게 연봉이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은 맞지만, 높은 연봉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55.1%)하는 것이다. 가령 ‘조직문화’가 좋다면(57.3%), ‘직장동료와의 관계’가 좋다면(52.3%), 연봉이 조금 적은 수준이라도 오래 다닐 것이라고 말하는 직장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젊은 직장인들은 상대적으로 동의율이 낮아, 우선적으로 연봉 수준을 많이 고려한다는 사실도 엿볼 수 있었다.

한편 좋은 직장에 다니고 싶은 마음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직장인의 45.3%가 요즘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은 것 같다고 바라봤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79.7%가 ‘블라인드’와 ‘잡플래닛’ 같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직접 이용해본 직장인도 4명 중 1명(25.3%)으로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의 이용경험은 20~30대 직장인(20대 37.6%, 30대 39.6%, 40대 12.4%, 50대 11.6%)이 훨씬 많았으며, 기업규모가 큰 대기업(47.6%)과 직장문화가 자유로운 외국계 및 벤처 기업(52%)에 다니는 직장인들의 참여도가 높은 특징도 엿볼 수 있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회사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 수 있고(49.8%, 중복응답) ▲다른 직원들은 회사에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기(47%) 때문이었다. 또 ▲회사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어서(39.1%) 이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익명 커뮤니티 이용자 2명 중 1명(47.4%)은 직접 게시물을 작성하거나 댓글을 달아본 경험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성한 게시물은 주로 복지제도 문제(39.7%, 중복응답)와 이기적인 동료 및 임직원(35.9%), 차별적인 대우(29.5%)를 지적하는 내용의 것들이었다.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익명 커뮤니티’의 가장 큰 장점은 회사 직원들의 감정을 풀 수 있는 ‘해우소’ 역할이 가능하다는 점(40%, 중복응답)이었다. 자연스럽게 평소 하기 힘든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고(39.9%), 자신을 노출하지 않고 부당한 대우를 제기할 수 있으며(39.3%), 솔직한 회사 평가가 가능하다(36.1%)고 기대하는 직장인들도 많은 모습이었다. 또한 상대적 약자라 할 수 있는 직원들의 소통 창구이자(33.8%), 직장생활에서 겪은 피해를 호소하는 수단(29%)으로 익명 커뮤니티를 보는 시각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반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사실무근의 유언비어가 퍼질 가능성이 높고(45.6%, 중복응답), 사실 과장 및 왜곡의 사례가 많을 것이라는(45%) 점이었다. 더불어 소수의 의견이 마치 다수의 의견인 것처럼 포장될 수 있고(38.9%),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인신공격성 글이 많아질 수 있다(38.8%)는 우려도 상당했으며, 아니면 말고 식의 의견제시로 누군가 피해를 입을 수 있고(36.3%), 과도한 여론몰이가 발생할 수 있다(34.8%)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회사에 직접 의견을 표출하기보다는 외부의 공간에서 모습을 감춘 채 의견을 드러내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그만큼 현재 직원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회사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며 “다른 한편으로는 ‘좋은 직장’을 원하기 때문에 익명 커뮤니티에서라도 의견을 표출하는 직장인이 많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외부 공간이 아니라 자유롭고 솔직하게 회사에 이야기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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