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 2.2% 더 떨어진 잠재성장률…“신성장산업 과감히 키워야”
박희창 기자
입력 2021-09-14 03:00 수정 2021-09-14 03:35
韓銀 ‘코로나-잠재성장률’ 보고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0.4%포인트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10년마다 2%포인트씩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타격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크게 허약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연구보고서 ‘코로나19를 감안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재추정’에 따르면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은 2.2%로 분석됐다. 이는 한은이 2019년 8월 내놓은 잠재성장률 추정치(2.5∼2.6%)보다 0.3∼0.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평균 2.0%로 추정됐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이다.
잠재성장률은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1990년대 6%대였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4%대, 2010년대 2%대로 10년마다 2%포인트씩 하락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고용이 얼어붙고 서비스업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하락 폭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배병호 한은 거시모형부장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진행돼 온 구조적 요인도 있지만 코로나19 충격으로 대면 서비스업 폐업 등에 의한 고용사정 악화, 서비스업 생산능력 저하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폭은 세계 주요국과 비교하면 중간 수준이었다. 체코가 ―3.6%포인트로 가장 크게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고, 뉴질랜드(―2.6%포인트) 영국(―2.1%포인트)이 뒤를 이었다. 일본은 0.6%포인트를 낮춰 한국보다 하락 폭이 컸고 미국은 0.1%포인트 낮아졌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더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앞서 7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30년 0.6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0∼2022년 한국의 평균 잠재성장률을 1.8%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남긴 지속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경제구조 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이주열 한은 총재는 “앞으로 성장을 끌고 나갈 수 있는 신성장산업에 대한 지원을 더 강화하고, 기업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들도 필요하다”고 했다.
잠재성장률 하락은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배 부장은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 금융 불안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단기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통화정책이 잠재성장률에 일정 부분 기여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린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0.4%포인트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10년마다 2%포인트씩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타격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크게 허약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연구보고서 ‘코로나19를 감안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재추정’에 따르면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은 2.2%로 분석됐다. 이는 한은이 2019년 8월 내놓은 잠재성장률 추정치(2.5∼2.6%)보다 0.3∼0.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평균 2.0%로 추정됐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이다.
잠재성장률은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1990년대 6%대였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4%대, 2010년대 2%대로 10년마다 2%포인트씩 하락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고용이 얼어붙고 서비스업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하락 폭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배병호 한은 거시모형부장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진행돼 온 구조적 요인도 있지만 코로나19 충격으로 대면 서비스업 폐업 등에 의한 고용사정 악화, 서비스업 생산능력 저하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폭은 세계 주요국과 비교하면 중간 수준이었다. 체코가 ―3.6%포인트로 가장 크게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고, 뉴질랜드(―2.6%포인트) 영국(―2.1%포인트)이 뒤를 이었다. 일본은 0.6%포인트를 낮춰 한국보다 하락 폭이 컸고 미국은 0.1%포인트 낮아졌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더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앞서 7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30년 0.6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0∼2022년 한국의 평균 잠재성장률을 1.8%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남긴 지속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경제구조 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이주열 한은 총재는 “앞으로 성장을 끌고 나갈 수 있는 신성장산업에 대한 지원을 더 강화하고, 기업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들도 필요하다”고 했다.
잠재성장률 하락은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배 부장은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 금융 불안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단기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통화정책이 잠재성장률에 일정 부분 기여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린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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