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늘리고 오픈마켓 도입하고…새벽배송 업체들 차별화

사지원기자

입력 2021-09-13 15:21 수정 2021-09-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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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DB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로 인해 웃었던 새벽배송 특화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새벽배송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 별 차별화 전략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백신 접종률 확대를 계기로 ‘위드코로나’ 전환이 논의되면서 온라인 특수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새벽배송 업체들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 오픈마켓을 시도하고 비식품 분야를 늘리는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월별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 유통업체의 식품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7.1% 늘었다. 여전히 성장세지만 지난해 상반기 매출 성장률인 50.7%에는 못 미친다. 지난해는 코로나19 특수로 인해 온라인을 통한 장보기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데 비해 올해는 성장이 다소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폭발한 새벽배송 관련 매출은 앞으로 점차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 별 전략에 따라 희비가 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벽배송 특화 업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최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새벽배송 선발주자인 마켓컬리는 최근 내년 상반기 중 오픈마켓 형태의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13일 밝혔다. 다만 옥션이나 G마켓처럼 사업자 등록증만 있으면 누구나 입점 가능한 오픈마켓의 형태는 아니다. 우선 판매자가 마켓컬리의 물류창고를 거치지 않아도 상품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배송 단계의 위탁매매 형태의 서비스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비식품 일부 제품은 반드시 마켓컬리의 물류창고를 거칠 필요가 없는 제품도 많다”며 “배송 단계의 효율을 꾀해 고객들의 상품선택권을 크게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위탁매매를 거치면 마켓컬리의 판매 상품군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모든 물품을 마켓컬리의 물류창고를 거치는 직매입 형태보다 입점 셀러들의 편의가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선식품 외의 가전 등 비식품 영역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마켓컬리는 올 4월 호텔과 리조트 숙박권을 시작으로 뷰티, 가전제품 등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마켓컬리 전체 제품에서 비식품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0%에서 올해 25%까지 늘어났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매출이 100% 이상 증가하는 등 매출 성장세는 폭발적이지만 1163억 원의 적자가 나 사업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2019년 새벽배송을 도입한 후발주자 SSG닷컴은 명품 중심으로 비식품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SSG닷컴의 올 2분기 매출 증가폭은 전년 대비 11%로 지난해 증가폭(53.3%)에 비해 낮아져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SSG닷컴은 최근 하이엔드급 시계 및 쥬얼리 브랜드인 피아제와 파네라이 제품을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입점시켰다. 특히 가짜 명품이 유통될 위험을 막으려 디지털 보증서를 도입하는 등의 조치도 동반하고 있다. 명품은 그동안 온라인 판매에 대한 장벽이 높아 비식품 중에서도 개척할 시장이 남아있는 분야로 꼽힌다.

오아시스마켓은 ‘퀵커머스’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새벽배송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지만 기업 규모를 더욱 확장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배송대행업체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와 함께 합작법인 ‘브이’를 설립했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하반기 내 퀵커머스와 새벽배송 서비스를 결합한 B2C 플랫폼을 선보이겠다”며 “신선식품 뿐 아닌 의류와 도서, 애견상품 등도 더욱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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