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굿즈 팔고 고급차 전시… “백화점 1층이 달라졌어요”

김하경 기자

입력 2021-09-13 03:00 수정 2021-09-13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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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명품 일색이었던 1층
MZ세대 선호 공간 탈바꿈
패션 편집숍, 푸드마켓, 카페로
업계 “다양한 고객 맞춰 계속 변신”


백화점 1층에 아이돌 팬을 위한 공간이나 차량 전시장, 마트 등이 들어서고 있다. 화장품과 명품 매장이 주를 이뤘던 백화점 1층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주된 고객층이 과거 4050세대에서 2030세대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백화점들이 매장 리모델링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함께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1층에 ‘인더숲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각종 고가 화장품과 명품 매장이 있는 층이고 구찌와 불가리 매장 사이에 위치해 있어 방문객에게 색다른 느낌을 준다는 분석이 많다.

푸드마켓이 들어선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 리빙관 1층의 모습. 진열된 청과물 뒤로 백화점 1층 입구가 보인다. 현대백화점·신세계백화점 제공
인더숲 팝업스토어 안으로 들어가면 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446m²(약 135평) 크기에 푸른 인조잔디가 깔려 있고 매장 곳곳에서는 은은한 음악과 함께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매장은 대형 포토존과 함께 의류, 생활소품, F&B 등 라이프스타일 상품 100여 종으로 구성돼 있다. BTS와 세븐틴 등이 출연하는 하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 ‘인더숲’을 모티브로 한 데다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면 BTS나 세븐틴 테마 그래픽이 적용된 손수건을 증정한다.

더현대서울이 ‘백화점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1층에 기존 매장과 전혀 다른 매장을 배치한 것은 떠오르는 고객층인 MZ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MZ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SNS상에 더현대서울이 자주 언급되고 있어 입지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MZ세대 고객을 겨냥한 팝업스토어를 연 것”이라며 “1층을 시작으로 백화점의 주요 공간을 젊은 고객을 위한 새로운 콘텐츠로 채워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중순 문을 연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1층에 럭셔리 브랜드 사이로 이색 공간을 배치했다. 영국 프리미엄 리빙 편집숍인 ‘더콘란샵’을 입점시키는 한편 3차원(3D) 발광다이오드(LED) 전시관인 ‘AIT Square’(에이트스퀘어)도 조성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1층에 문을 연 ‘인더숲 팝업스토어’에 들어가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 해당 팝업스토어 일평균 방문객 수는 1000명에 이른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미 지난해 말 영등포점을 리뉴얼하면서 1층에 음식점과 라이프스타일, 패션 편집숍을 배치했다. 리뉴얼 오픈 당시 미국의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쇼룸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리뉴얼 중인 부산 동래점 역시 1층을 카페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로 변경하고 있다”며 “미래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한편 다양한 고객이 오래 체류할 수 있도록 브랜드들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대전점 1층에 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의 모바일 쇼룸을 두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타임스퀘어점을 리뉴얼하면서 잡화와 화장품으로 구성돼 있던 리빙관 1층을 ‘푸드마켓’으로 구성했다. 백화점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 바로 청과물 코너를 볼 수 있다.

백화점 1층의 변신은 연령대와 성향이 다양해진 고객층을 잡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기감정과 개성에 충실한 20대는 구매 욕구가 높아 의외로 소비를 많이 하는 세대”라며 “4050세대가 최근 온라인 쇼핑을 많이 하고 있는 반면 MZ세대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경험하는 소비를 선호하고 있어 이들의 니즈를 대형 백화점이 맞추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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