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했던 전기료-가스비, 추석 연휴 이후 인상 가능성

세종=송충현 기자

입력 2021-09-12 17:53 수정 2021-09-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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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한전)의 7월1일부터 3개월간 적용될 전기요금 발표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입주민이 전기 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국제 유가와 LNG·석탄 수입가격 등락을 반영해 3개월 주기로 전기요금을 바꾸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2021.6.20/뉴스1 © News1

추석 연휴(18~22일) 이후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이 줄줄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천연가스 가격이 7년 만에 최고치로 오르는 등 연료비 상승으로 요금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서민 부담과 물가 인상 압력을 덜기 위해 전기요금을 동결해온 정부가 가격 인상을 더는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 등에 따르면 정부와 한전은 추석 연휴 직후인 23일경 4분기(10~12월)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는 올해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 뒤 2분기(4~6월)와 3분기(7~9월) 전기요금을 각각 동결했다. 연료비 연동제는 석유,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를 1년 전과 비교해 인상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한다.

한전은 올 6월 3분기 전기요금 조정 당시 연료비 인상분을 감안해 kWh당 3원의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고 정부에 보고했다. 하지만 정부는 고물가와 코로나19 상황에서 전기요금이 오르면 민생 경제에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판단해 요금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도 연료비 상승세가 이어지자 정부는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되는 4분기 전기요금은 6~8월 전기를 생산하는 데 쓰인 연료비를 토대로 결정된다. 지난 주 천연가스 10월물 가격은 공급망 불안으로 2014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인 100만BTU당 5달러를 넘었다. 국제유가도 2분기 평균 67달러로 1분기(60달러)보다 올랐고, 올해 초 t당 90달러 수준이었던 전력용 연료탕도 5월 123달러로 올랐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월 kWh당 연료비는 액화천연가스(LNG) 97원, 유연탄 58원이었다. 지난해 8월엔 LNG 64원, 유연탄 51원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6월 3분기 전기요금 조정 당시 “연료비 상승추세가 지속되면 이를 조정단가에 반영되도록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악화한 한전의 경영 상황도 전기요금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낮은 에너지 가격 영향 등으로 2017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흑자를 냈다. 올해 2분기에는 7648억 원 적자를 나타내며 2019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손실을 냈다.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고도 요금을 올리지 못하니 비용 부담이 고스란히 한전의 경영 부담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2%대를 나타내고 있고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부가 전기요금을 다시 동결하거나 소폭 인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도시가스 요금도 인상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해 7월 평균 13.1% 인하된 뒤 15개월째 동결돼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국제 천연가스 요금이 뛰고 있어 정부가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용인할 가능성도 있다. 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은 홀수 월마다 조정된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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