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시대, 오프라인매장 강화하는 ‘역주행’ 기업들

이지윤기자

입력 2021-09-12 12:00:00 수정 2021-09-12 1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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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 레이블씨 플래그십스토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문을 연 클린뷰티 편집샵 ‘레이블씨’의 매장. 흙색이 도는 입구를 통과하자 숲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화장품을 진열하는 선반도, 심지어 잠시 손을 씻을 수 있는 공간도 나무로 만들졌기 때문이었다. 그 뿐 아니라 자연 채광과 아로마 향기가 약 52㎡(16평) 규모 매장을 가득 채웠고, 바닥에는 살아있는 연녹색 이끼가 자라고 있었다. 이날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레이블씨가 처음으로 문을 연 오프라인 매장의 테마는 ‘도심 속 자연’이었다.

가로수길 레이블씨 플래그십스토어.


‘클린뷰티’ 브랜드들이 잇달아 오프라인 매장을 내고 있다. 클린뷰티란 인체에 유해한 성분은 빼고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성 등을 추구하는 화장품을 말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화장품 업계가 오프라인 매장 축소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유독 클린뷰티 브랜드들은 오프라인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것이다.

로이비 신세계강남점 팝업스토어
오프라인 매장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삼성물산 뿐이 아니다. 10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클린뷰티 브랜드 ‘로이비’도 레이블씨 매장 맞은편에 10여 평 크기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지난해 말 브랜드 출시 이후 3번째 팝업 매장이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은 올해 2월 개점과 동시에 클린뷰티 편집샵 ‘비클린’을 입점시키며 국내 처음으로 클린뷰티 전문 매장을 선보였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 비클린 매장


클린뷰티 업계가 오프라인 매장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있다. 이들은 환경 보호 등 클린뷰티가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하고 ‘가치소비’의 방식으로 제품을 이용해왔다. 여기에 더해 오프라인 경험을 중요시하는 세대인만큼 매장에서의 체험을 요구하는 수요도 크게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 후 온라인으로만 판매해왔으나 오프라인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매장까지 열었다”고 말했다.

매장은 주요 고객인 MZ세대의 오감을 자극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레이블씨는 자연의 분위기를 극대화하기 위해 매장 정중앙에 원목과 암석으로 만든 개수대를 배치하고 살아있는 이끼를 손수 심었다. 로이비는 자체 개발한 아로마 향이 매장에 퍼지도록 특수 용기를 배치하고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한 폐플라스틱 예술품을 설치했다. 비클린은 30여 개 입점 브랜드를 고객이 직접 써볼 수 있도록 매장 내 체험 공간 두 곳을 운영 중이다.

국내 클린뷰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크레도뷰티’, ‘폴레인’ 등 클린뷰티 제품만 판매하는 전문 채널이 온·오프라인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으며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클린뷰티 전문 유통 채널이 없는데다 개념 자체가 생소해 업체들 입장에서 보면 ‘블루오션’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제품이 클린뷰티 기준에 부합하는지 소비자가 일일이 따지기 어렵다보니 전문 유통 채널에 대한 국내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클린뷰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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