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부익부 심화…개인 상위 3%가 개인소유 땅 절반 차지
황재성기자
입력 2021-09-10 11:47 수정 2021-09-10 12:21
지난해 우리나라 국토에서 거래 가능한 토지의 총면적은 10만㎢에 달하고, 가격은 5628조 원으로 집계됐다. 또 거래 가능한 토지의 대부분은 개인이나 민간법인 소유였다. 특히 법인은 상위 1%가 전체 법인 소유 토지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의 토지소유 현황을 국토부 홈페이지 ‘국토교통 통계마당’에 3일부터 공개하고 있다. 이 통계는 전국의 토지를 대상으로 소유 현황에 관한 정보를 2017년부터 매년 수집해 분석한 결과다. 토지 소유의 편중 실태를 보여주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 지난해 땅값은 5628조 원…민간이 78% 이상 차지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토지 소유자가 보유한 총 면적은 10만412㎢였다. 이는 토지·임야대장 등에 기재된 면적을 합산한 것으로, 남한 실제면적(9만6929㎢)보다는 넓다. 중복 소유 등으로 인해 장부상 면적이 더 넓어진 것이다.총 가액은 약 5628조 원이었다. 면적은 2017년(10만364㎢)보다 0.0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가액은 2017년(4469조 원)보다 무려 25.9% 증가했다.
가액 증가율이 면적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것은 그만큼 땅값 많이 올랐을 보여준다. 실제로 해당 기간 지가변동률을 보면, 2017년 3.9%, 2018년 4.6%, 2019년 3.9%, 2020년 3.7%로 꾸준히 상승했다.
토지 소유자별 가액 비중을 살펴보면, 개인 소유의 토지를 뜻하는 민유지가 56.2%였고, 법인 소유가 22.2%를 차지했다. 이어 시·도유지(7%), 국유지(6.6%), 군유지(5.7%), 비법인(1.9%) 순으로 나타났다
2017년 이후 지난해까지 개인과 법인의 토지 가액 및 면적의 변화를 살펴보면, 개인의 경우 소유 면적(51517㎢→50752㎢)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소유 가액(960조 원→1254조 원)은 크게 늘었다.
반면 법인은 같은 기간 면적(6882㎢→7245㎢)과 가액(960조 원→1254조 원)이 모두 증가했다.
● 법인 상위 1%가 법인 소유 토지 70% 이상 차지
토지소유자를 면적이나 가액 기준으로 10개 또는 100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상위 계층이 절대적으로 많은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7년보다 2020년에 집중도가 심화하고 있었다.개인을 10개로 나눴을 때 최상층인 10분위 그룹이 개인소유 총 토지(3만5989.4㎢)의 77.6%를 차지했다. 또 2017년(77.0%)과 비교하면 0.6%포인트(p) 늘어났다.
소유가액도 마찬가지 흐름을 보였다. 2020년의 총 소유가액은 약 3462조 원인데, 1~9분위 구간의 보유가액 합(42.4%)보다 10분위의 보유 가액(57.6%)이 더 컸다.
대상자를 100개로 좀 더 세분화하면 상위 계층의 토지 소유 집중 양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상위 3%(100분위, 99분위, 98분위)가 개인소유 전체 토지의 절반을 넘는 51.7%를 차지했다. 소유가액도 상위 7%(94~100분위)가 총 소유가액(약 3462조 원)의 절반(50.4%)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법인에서는 상위 그룹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
10개로 나눴을 때 최상위 10분위 그룹이 법인 소유 토지 총면적(6965㎢)의 90%이상을 차지했다. 소유 가액도 마찬가지로, 총 소유가액(약 1392조 원)의 90.5%가 최상위 10분위 그룹의 소유였다.
100개로 세분화하면 이런 양상은 더욱 심화됐다. 상위 1%가 전체 법인 소유 토지의 76.1%, 총 소유가액의 75.1%를 각각 차지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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