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택배사업장 ‘분류 도우미 갈등’ 본격화… 노조 배송거부에 대리점 ‘직장폐쇄’

변종국 기자

입력 2021-09-10 03:00:00 수정 2021-09-10 03:05:4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부산 사하지역 소비자 불편 우려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가 9일 로젠택배 부산 사하지점 앞에서 직장폐쇄 철회 요구를 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부산=뉴스1

택배 사업장에서 택배노조와 대리점 등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배송 거부로 배송에 차질이 빚어진 부산의 한 택배 대리점이 직장폐쇄를 선언하는 일이 벌어졌다.

9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로젠택배 부산 사하지점은 7일부터 대리점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직장폐쇄란 파업 등 쟁의행위로 사업장 운영이 불가능하거나 피해가 발생했을 때 노동조합법에 따라 사업장 출입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가리킨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이 대리점에선 이달 1일부터 택배노조의 집단 배송 거부가 있었다. 이 곳의 택배 기사 25명 중 22명이 택배노조 조합원이다. 조합원들은 택배 분류 도우미를 약속한 대로 투입하지 않았다며 배송 거부에 나섰다. 분류 도우미는 택배 노사와 정부 여당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 기구가 올 6월 택배 근로자 과로의 원인으로 지목된 분류작업(택배를 지역별로 나누는 일)을 전담하는 인력으로 도입한 인력을 말한다. 올 9월 1일부터 현장에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사하지점의 조모 소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구인 광고를 수차례 내고 심지어 고객들에게 분류 도우미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도 했다. 노조에 ‘도우미를 구해주면 1인당 5만 원의 소개비를 주겠다’고까지 했지만 결국 사람을 못 구했다”고 말했다.

로젠택배 측은 조 소장에게 “노조에 (추가 수당으로) 30만 원을 주고 하루 1시간이라도 분류 작업을 해달라고 제안해 보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분류 작업 참여 제안을 거부하고 1일부터 배송 거부에 나섰다.

배송 거부가 시작된 후 평일 기준 하루 1만여 개의 물품을 배송하던 사하지점은 배송에 차질이 생겼다. 조 소장은 “당일 배송을 못 해 폐기한 음식, 신선식품류 택배만 하루 3t 이상이다. 대리점에서 책임지고 변상해야 하는데 그 금액을 추산하기 어렵다. 피해가 쌓여 어쩔 수 없이 직장폐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조원들은 내가 반품하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조롱한다. 김포 대리점주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보도된 후 가족들은 내가 비슷한 선택을 할까 봐 걱정된다며 24시간 감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노조 측은 강력히 반발했다. 택배노조 측은 “쟁의행위를 사측에 통보한 적이 없고 합의대로 분류인력을 투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 대리점 측이 분류인력 투입을 회피하기 위해 불법적인 직장폐쇄를 단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택배 현장의 배송 거부 및 소규모 파업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전북 익산시의 한 CJ대한통운 대리점에서는 노조가 택배 수수료를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20여 개 로젠택배 대리점을 비롯해 강원 춘천시, 전북 군산시, 전남 여수시, 경기 광주시 등의 일부 대리점에서 부분 파업 및 배송 거부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