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까지 비판 나선 FDA 치매약 승인…“명백한 비정상”

뉴스1

입력 2021-09-09 07:22:00 수정 2021-09-09 07:23:1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약 20년만에 처음으로 승인된 치매약 아두카누맙(상품명은 애드유헬름)과 관련해 미 정치권이 정밀 조사에 나섰다. 지난주 미 하원 감독개혁위원회와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는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을 지난 6월 미 식품의약국(FDA)이 신속승인한 과정에 문제가 많다면서 관련 자료와 문서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미 위원회 차원에서 자료를 요청한 것을 위원장들까지 다시 나서 이례적으로 촉구했다. 위원장들은 13쪽에 이르는 서한에서 “명백한 비정상적인 행태가 우려스럽다”면서 거의 모든 단계마다의 방대한 자료를 제출하고 질의에 대해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아두카누맙은 뚜렷한 치료약이 없어 고통받아온 치매 환자들의 간절한 염원 속에 승인이 이뤄졌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정작 승인 후 미국 대형 의료 시스템들은 이 약을 환자들에게 제공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뉴욕시의 마운트시나이헬스시스템, 워싱턴주의 프로비던스 등이 시스템 내 환자들에게 이 약을 처방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 부처인 미국 보훈부마저도 공식 처방집에 이 약을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 의약전문 매체 엔드포인트뉴스에 따르면 보훈부 대변인은 “중대한 약물 부작용의 위험이 있고 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말했다.

위원회들이 보낸 서한에는 그간 의학전문 스탯뉴스나 NYT 등 언론들이 제기한 FDA와 바이오젠의 관련 의혹에 관한 꼼꼼한 질문과, 비공식 문서까지 제출하라는 요구 사항이 담겼다. 언론들에 따르면 FDA와 바이오젠은 감독기관과 제약사라는 위치로는 가지기 힘든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FDA와 바이오젠은 2019년 여름에는 한주에도 몇 차례씩 모임을 갖고 데이터를 공동으로 평가하고, 어떻게 하면 승인을 얻어낼지 계획도 함께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적인 전문가 자문위원회에 바이오젠과 FDA가 공동으로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하원 위원회들은 이와 관련한 자료는 물론 바이오젠 임원들과 FDA 관리 사이의 공식적으로 작성되지 않은 비공식 문서도 찾는 중이다. 또 바이오젠이 잠시 승인 신청을 보류한 동안 FDA 관리들이 바이오젠의 다른 프로젝트나 콘퍼런스 발표에 참여한 게 있는지도 묻는 등 둘의 관계를 전방위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서한에 대한 답변으로 FDA는 의회 요구에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변인은 “FDA는 새로운 치료약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환자의 관점을 고려한 과학 기반 접근법을 사용해 이 약의 이점과 위험성을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이 약이 승인되던 당시 블룸버그통신의 의약전문 칼럼니스트 맥스 니센은 기고문에서 “이 약의 승인은 큰 실수”라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FDA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는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빨리 약을 승인해야 한다는 FDA의 조급증이 문제였는지 양측의 이권이 개입된 유착인지는 조사를 통해 따져야겠지만 치료약이 나왔다는 기쁨에 찼던 전세계 치매 환자와 가족들은 다시 상황을 지켜봐야만 하게 됐다.

지난 2일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전 세계 치매에 걸린 이들이 5500만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환자 수는 2030년에는 7800만명, 2050년에는 1억3900만명으로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앙치매센터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국내 치매 환자 수는 86만3542명, 유병률은 7.23%으로 추산된다.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10.33%로, 10명 가운데 1명은 치매로 추정됐다.

(서울=뉴스1)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