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소 협의체 이끄는 SK… “2025년 수소 밸류체인 통합 운영 체제 완성”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1-09-08 13:42 수정 2021-09-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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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출범
최태원 회장 “수소 생태계 활성화 중추 역할 다할 것”
수소 생태계 조성에 18조5000억 원 투입
오는 2025년 수소 연간 28만 톤 공급 체계 구축
“2025년 수소사업 글로벌 1위 도약” 목표
수소 생산·유통·공급 등 밸류체인 통합 운영 제시
부생·블루·그린·청록 등 수소 생산 다변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 마련된 ‘SK 수소 밸류체인관’에서 키오스크 체험을 하고 있다.
SK는 8일 공식 출범한 민간기업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에서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등과 함께 공동의장사를 맡기로 했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창립 총회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됐다. 총회가 끝난 후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참석자들은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수소모빌리티+쇼’를 참관했다.


국내 수소 생태계 구축에 뜻을 함께하는 15개 회원사 중 SK는 가장 큰 규모인 18조5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오는 2025년까지 수소 생산과 유통, 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Value Chain)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국내 유일 사업자로서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목표다.

SK 수소 사업 추진 전략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그룹 인프라 기반 수소 대량 생산 체제 구축과 국내 수소 시장 진출 ▲수소 생산, 유통, 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 통합운영을 통한 사업 안정성 확보 ▲수소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투자와 파트너십을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 등이다.

이날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총회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수소 산업은 기후변화 대응 뿐 아니라 한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미래 일자리 창출 등 사회에 기여하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한 경제적 기여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수소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SK그룹이 중추적인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원활한 추진을 위해 펀드 조성을 건의한다”며 “협의체 기업들이 유망한 수소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금융회사들은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수소사업 육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8일(수)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 및 기업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Korea H2 Business Summit’의 공식 출범 세리머니가 진행되고 있다.
○ 수소 대량 생산 체제 구축… “2025년 수소 연간 28만 톤 공급”
SK는 그룹이 보유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경쟁력 있는 수소를 공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 전략은 2단계로 진행한다. 먼저 SK E&S는 액화 수소 3만 톤 생산체제 달성을 위해 약 5000억 원을 투자한다. 액화수소 생산기지 건설을 추진한다. SK E&S는 인천시 서구 원창동 일대 SK인천석유화학단지 내 약 1만3000평 규모 부지를 매입해 연간 3만 톤 규모 수소 액화플랜트를 오는 2023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액화플랜트는 수소를 액체 형태로 가공하는 설비다. 수소가 기체 형태로 운송·충전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개선하고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부생수소(공장 생산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수소)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 산하 SK인천석유화학은 수소에너지의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에 인접한 사업장으로 수소의 장거리 운송에 따른 비용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입지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1단계로 생산하는 액화수소 3만 톤은 수소전기차인 현대차 넥쏘 7만5000대가 동시에 지구 한바퀴(약 4만6520km)를 도는 데 필요한 양에 해당한다. 나무 120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탄소저감 효과로 수도권 대기질 개선 등 환경적 측면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SK 측은 보고 있다.

2단계는 오는 2025년부터 친환경 ‘블루(Blue)수소’ 대량 생산 체제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블루수소는 LNG 개질 등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을 활용해 제거한 친환경 수소를 말한다. SK E&S는 연간 300만 톤 넘는 LNG를 직수입하고 있는 국내 최대 민간 LNG 사업자다. 대량 확보한 천연가스를 활용해 보령 LNG터미널 인근지역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25만 톤 규모 청정 수소를 추가로 생산한다는 복안이다. 2단계 25만 톤을 추가 생산하게 되면 SK는 국내에서만 연간 총 28만 톤 규모 수소를 생산·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1위 수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전망이다.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지역 수소사업 진출도 추진할 예정이다.

SK는 장기적으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활용해 생산된 수소)’ 생산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친환경 수소 대량 공급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 마련된 ‘SK 수소 밸류체인관’을 둘러보고 있다.
○ 수소 생산·유통·공급 밸류체인 통합 운영… 사업 안정성 확보
SK는 수소의 생산부터 유통과 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통합 운영해 사업 안정성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수소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국내 수소 시장은 운송과 충전 인프라의 부족 등으로 인해 수소차 보급에 어려움이 있고 기존 수소 사업자들은 부족한 수요를 이유로 생산설비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SK의 경우 석유와 천연가스 등 기존 에너지사업에서 밸류체인 통합을 통해 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주도한 경험과 노하우를 수소 시장 확대에 적극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수소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조속히 정착시킨다는 목표다.

수소 밸류체인을 자체적으로 통합 운영하기 위한 세부계획을 발표한 것은 SK가 유일하다. SK는 오는 2025년까지 총 28만 통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고 SK에너지의 주유소와 화물 운송 트럭 휴게소 등을 그린에너지 서비스 허브로 활용해 차량용으로 공급하는 한편 연료전지발전소 등 대규모 발전용 수요를 적극 개발하는 계획을 세웠다. 작업용 차량과 산업 현장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드론 등을 대상으로 수소 활용처 확대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가운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 오른쪽) 등 내빈들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 마련된 ‘SK 수소 밸류체인관’을 둘러보고 있다.
○ 수소 핵심기술 투자·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SK는 수소 사업 핵심 기술 확보를 통한 글로벌 수소 시장 공략도 병행한다. 이를 위해 수소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한 해외기업 투자와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초 SK는 수소 분야 선도 업체 플러그파워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고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청록수소(천연가스를 고온 반응기에 주입해 수소와 고체탄소로 분해하는 방식을 거쳐 생산되는 수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아 청정 수소로 분류) 생산 체제를 구축한 미국 모놀리스에도 투자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청정수소 생산 옵션과 핵심기술을 발 빠르게 확보해 나가고 있다.

SK 측은 이번 수소 협의체 출범을 계기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방침을 재확인하고 동시에 경제적 가치 측면에서 최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수소 사업 본격 추진과 글로벌 시장 선제 진출 등 수소 생태계 구축을 통해 2025년까지 그룹 차원에서 30조 원 수준 순자산가치(NAV, Net Asset Value)를 추가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출범은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사업으로 평가받는 수소사업에 대한 각 기업들의 육성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라며 “SK도 투자 포트폴리오가 친환경으로 본격 전환하는 출발점에 선 만큼 그동안 축적된 사업 역량을 친환경 수소 생태계 조성에 결집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ESG경영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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