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2년간 16조 늘었는데…산업부 산하기관 임원 연봉 ‘껑충’

세종=송충현기자

입력 2021-09-08 14:17 수정 2021-09-0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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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주요 공공기관들이 부채는 물론이고 인건비 부담도 불어나고 있는데도 임직원 평균 연봉은 계속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공공기관은 정부의 경영평가에서 보통 수준인 ‘C등급’ 이하를 받고도 임원 연봉을 인상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 산하 39개 공공기관의 총 부채는 2018년 181조7768억 원에서 2020년 198조3077억 원으로 2년 새 약 16조5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는 한국전력공사가 같은 기간 53조4046억 원에서 59조7720억 원으로 6조3600억 원, 한국수력원자력은 30조6530억 원에서 36조784억 원으로 5조4300억 원 증가했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도 각각 17조4749억 원에서 18조6449억 원으로, 5조9241억 원에서 6조7535억 원으로 각각 1조 원가량 부채가 늘었다.

인건비 부담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공공기관에서 정규직 채용을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9개 공공기관의 정규직 직원은 2018년 8만1929명에서 2019년 8만4883명, 2020년 8만6609명으로 증가했다. 직원 수가 늘며 인건비 부담도 2018년 6조3773억 원에서 지난해 7조1007억 원으로 7000억 원 이상 늘었다.

부채와 인건비 부담이 커졌는데 39개 공공기관의 임원 평균 연봉은 2018년 1억5684만 원에서 2020년 1억7252만 원으로 1500만 원 이상 높아졌다. 직원 평균 연봉은 같은 기간 7644만 원에서 7831만 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 기관별 임원의 평균 연봉은 한전이 2억713만 원으로 전년보다 약 700만 원, 한수원은 2억889만 원으로 전년보다 3000만 원 가까이 증가했다. 석유공사는 1억5435만 원, 광물자원공사는 1억3510만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4000만 원, 2700만 원가량 늘었다.

일부 공공기관은 경영평가에서 C, D 등 보통 이하의 낮은 등급을 받고도 자체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는 작년에 임원 평균 연봉을 올려줬지만 2019년도 경영평가에서 모두 C등급을 받았다. 2019년도 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대한석탄공사는 임원 연봉이 2018년 1억1232만 원에서 2020년 1억3370만 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이 회사의 부채는 1조8207억 원에서 2조1058억 원으로 불어났다.

권 의원은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재무 상황에 빨간불이 켜졌음에도 임원 연봉을 올리고 성과급 잔치까지 벌이며 방만하게 경영하고 있다”며 “자구책을 마련해 국민을 위한 공공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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