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 한우의 향연 속 섬세한 ‘와인 매칭’[와인쟁이 이상황의 오늘 뭐 먹지?]

이상황 배리와인 대표

입력 2021-09-08 03:00 수정 2021-09-08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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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율링’의 한우 요리. 이상황 씨 제공
이상황 배리와인 대표

고기, 특히 소고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한우 코스 요리를 즐겨 보셨을 텐데 부산 해운대에 새로운 콘셉트로 오픈한 곳이 있어 소개합니다.

요즘 해운대에서 가장 핫한 엘시티의 바로 건너편 미포 오션사이드 호텔 2층에 자리 잡은 ‘율링’. 청사포에 위치한 이탈리아 레스토랑 라꽁띠의 박준용 대표가 부인 이경희 씨와 함께 오픈한 한우 컨템포러리 다이닝 레스토랑입니다.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1++ No.9’ 등급의 보리를 먹여 키운 한우를 사용합니다. 여기에 지역적 특색을 더해 신선한 해산물과 채소가 단조로울 수 있는 고기 요리에 맛깔 나는 색채를 더해줍니다. 질 좋은 재료들을 다듬어 더 아름다운 울림으로 조화롭게 율링(律+ing)하는 역할은 미국과 일본에서 프렌치와 일식을 두루 섭렵한 김유재 총괄 셰프의 몫입니다.

널찍한 공간에 고기 숙성고와 와인셀러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바다를 바라보는 큰 창으로 길게 카운터 바의 테이블이 마주 보고 있습니다. 룸도 따로 준비되어 있지만 아무래도 해지는 오륙도와 동백섬을 배경으로 해운대의 야경을 제대로 즐기려면 카운터 바 쪽에 앉는 것이 좋겠습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여 최상의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메뉴는 딱 한가지로 정해져 있습니다. 양이 적지 않아 소식하는 분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고기 좋아하는 분들께는 축복이죠.


메뉴는 철마다 달라지지만 소(笑), 화(和), 락(樂) 3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막 소는 4가지 웰컴 메뉴와 애피타이저로 구성됩니다. 김부각, 누룽지부각, 부드러운 수제 육포를 4가지 맛의 소스에 발라서 먹습니다. 연어알과 청어알을 올린 육회 타르타르 프렌치토스트, 채소와 허브를 곁들이고 파르메산 치즈 튈과 감태로 마무리한 한우 로스트비프, 마치 이글루처럼 얼음 속에 가둬 시원함을 제대로 보여주는 해산물 세비체로 마무리합니다. 2막으로 넘어가기 전 생선회 코스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제2막 화는 본격적인 한우 코스로 페스트리로 덮은 뵈프 부르기뇽으로 시작합니다. 살치살을 사용하는데 에푸아스 치즈로 풍미를 배가시켰습니다. 소스가 진하고 맛있어 다음 코스의 고기를 찍어 먹어도 좋겠습니다. 이어 즉석에서 익혀 나오는 샤부샤부와 스키야키, 그리고 율링의 시그니처 한우 부위별 구이가 나옵니다. 부위는 그날그날 조금씩 달라집니다. 제3막 락은 숯을 피운 토기에 구운 한우 바싹불고기와 밥이 나옵니다. 3가지 젓갈과 김치, 국이 곁들여집니다. 한우 사골을 우려 깊이 있는 국물 맛에 신선한 조개가 시원한 감칠맛을 더해줍니다. 그리고 복숭아와 크림치즈를 이용한 과일빙수 디저트로 마무리됩니다.

공들여 디자인한 맛의 스펙트럼도 멋지지만 율링의 또 다른 매력이자 지향점은 ‘매칭’입니다. 와인과 음식의 사이좋은 페어링. 소믈리에가 코스별 음식과 그날의 분위기에 맞춰 세심하게 골라주는 테이스팅 서비스도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이상황 배리와인 대표 wine@verais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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