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유방암 20대 환자의 비극에 충격 받아 창업”
지민구 기자
입력 2021-09-07 03:00 수정 2021-09-07 04:30
[스타트업 talk!]〈8·끝〉이우진 모션랩스 대표
“증세 상담 했다면 악화 막았을 것…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공간 필요”
여성 전문 플랫폼 ‘닥터벨라’ 운영
“20대 여성이 가슴에 혹이 생긴 걸 알고도 속으로만 끙끙 앓다 말기 유방암으로 악화됐단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여성 질환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여성 질환 상담 전문 플랫폼 ‘닥터벨라’를 운영하는 이우진 모션랩스 대표(28)가 창업을 결심한 건 2019년 여름 한 환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 유방암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여는 ‘핑크리본 마라톤’ 행사의 사무총장으로 일하던 그에게 환자는 “누군가에게라도 증세를 꺼내놓고 이야기했다면 건강이 이렇게 나빠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 달 뒤 이 대표가 다시 연락했을 땐 환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였다.
누구나 쉽게 상담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고민 속에서 만든 것이 여성 전문 상담 플랫폼 닥터벨라다. 이 대표 등 공동 창업자 3명은 7개월간 준비해 지난해 8월 닥터벨라를 출시했다. 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익명으로 자신의 증세와 궁금증 등을 올리면 여성 질환 전문의가 답변해주고 주변 병원을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플랫폼에 참여하는 전문의를 섭외하는 게 가장 어려운 과제였다. 온라인 플랫폼에 거부감을 보이는 의사들이 적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전국의 의원, 단체를 찾아다니며 창업 취지를 설득한 끝에 산부인과 등 여성 질환 전문의 75명을 참여시킬 수 있었다.
별다른 홍보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1년간 닥터벨라의 누적 이용자 수는 1만 명에 이른다. 소풍벤처스 등 3곳의 투자사로부터 총 3억5000만 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모션랩스는 닥터벨라에 여성 건강과 관련한 일정 관리, 상품 판매 등의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모션랩스는 닥터벨라 앱에 넣을 여성 질환 관련 문구 하나를 정할 때도 직원들끼리 며칠씩 치열하게 토론할 정도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 대표는 “월경만 해도 사회적으로는 ‘그날’이나 ‘마법’ 등 우회해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현상은 부끄럽고 감춰야 할 게 아니라는 판단에 되도록 객관적이고 정확한 용어를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목표로 한 창업의 꿈을 이룬 이 대표는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임직원들이 나와 회사를 믿고 인생을 건 도전을 한 만큼 누구보다도 깊은 사명감을 갖고 일하려 한다”고 밝혔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증세 상담 했다면 악화 막았을 것…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공간 필요”
여성 전문 플랫폼 ‘닥터벨라’ 운영
여성 질환 서비스 상담 플랫폼 닥터벨라를 운영하는 모션랩스의 이우진 대표(뒤쪽)가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모션랩스 제공
“20대 여성이 가슴에 혹이 생긴 걸 알고도 속으로만 끙끙 앓다 말기 유방암으로 악화됐단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여성 질환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여성 질환 상담 전문 플랫폼 ‘닥터벨라’를 운영하는 이우진 모션랩스 대표(28)가 창업을 결심한 건 2019년 여름 한 환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 유방암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여는 ‘핑크리본 마라톤’ 행사의 사무총장으로 일하던 그에게 환자는 “누군가에게라도 증세를 꺼내놓고 이야기했다면 건강이 이렇게 나빠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 달 뒤 이 대표가 다시 연락했을 땐 환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였다.
누구나 쉽게 상담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고민 속에서 만든 것이 여성 전문 상담 플랫폼 닥터벨라다. 이 대표 등 공동 창업자 3명은 7개월간 준비해 지난해 8월 닥터벨라를 출시했다. 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익명으로 자신의 증세와 궁금증 등을 올리면 여성 질환 전문의가 답변해주고 주변 병원을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플랫폼에 참여하는 전문의를 섭외하는 게 가장 어려운 과제였다. 온라인 플랫폼에 거부감을 보이는 의사들이 적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전국의 의원, 단체를 찾아다니며 창업 취지를 설득한 끝에 산부인과 등 여성 질환 전문의 75명을 참여시킬 수 있었다.
별다른 홍보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1년간 닥터벨라의 누적 이용자 수는 1만 명에 이른다. 소풍벤처스 등 3곳의 투자사로부터 총 3억5000만 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모션랩스는 닥터벨라에 여성 건강과 관련한 일정 관리, 상품 판매 등의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모션랩스는 닥터벨라 앱에 넣을 여성 질환 관련 문구 하나를 정할 때도 직원들끼리 며칠씩 치열하게 토론할 정도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 대표는 “월경만 해도 사회적으로는 ‘그날’이나 ‘마법’ 등 우회해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현상은 부끄럽고 감춰야 할 게 아니라는 판단에 되도록 객관적이고 정확한 용어를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목표로 한 창업의 꿈을 이룬 이 대표는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임직원들이 나와 회사를 믿고 인생을 건 도전을 한 만큼 누구보다도 깊은 사명감을 갖고 일하려 한다”고 밝혔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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