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컨설팅]‘테이퍼링’ 변수엔 글로벌 배당주 관심을

이종원 SC제일은행 강남PB센터 부장

입력 2021-09-07 03:00 수정 2021-09-07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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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금융시장 변동 크겠지만 경기회복 따른 랠리 가능성 있어
가치주-미국 기술주 ETF에 주목, 중국 하이일드 펀드도 가격 매력


이종원 SC제일은행 강남PB센터 부장

Q. 5억 원의 여유자금을 보유한 4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미국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관련된 뉴스를 보고 불안한 마음에 투자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주식형 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A 씨는 테이퍼링이라는 변동 요인을 앞두고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게 맞는지, 지금 투자를 시작해도 되는지 궁금하다.



A. 현재 금융시장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미국의 테이퍼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 적극적인 부양책과 높은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미국 경기는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이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테이퍼링을 논의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과거 테이퍼링 국면을 살펴보고 향후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 테이퍼링의 대표적 사례로 2013년의 ‘긴축 발작(테이퍼 탠트럼)’ 경험을 떠올리는 투자자들이 많다.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을 언급한 후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때도 주식시장 변동성이 단기에 그쳤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는 한 달 남짓 조정을 경험한 뒤 다시 상승세에 접어들었다. 테이퍼링이 시작된 2014년에도 주식시장의 상승 랠리는 지속됐다.

또 지역별로 다른 반응이 나타났다는 점도 중요하다. 신흥시장 증시는 상대적으로 큰 변동성을 경험했고 회복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 반면 선진국 시장은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이었다.

2013년의 교훈에 따라 투자자들은 먼저 테이퍼링과 관련한 변동성 자체는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번에도 테이퍼링 관련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은 당분간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테이퍼링의 전제가 경기 회복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나면 실제 테이퍼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위험자산 랠리가 재개될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변동성을 방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경기 회복 국면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위험자산의 비중을 확보할 기회로 테이퍼링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전망을 감안할 때 A 씨에게는 글로벌 배당주 펀드와 중국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신용도가 낮은 대신 수익률 높은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 미국 기술주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조합한 포트폴리오를 권한다. 먼저 테이퍼링이 경기 회복세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주의 상대적인 강세를 점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실적 안정성과 재무 건전성 등이 높아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글로벌 배당주의 수혜가 전망된다.

최근 중국 하이일드 시장은 현지 부동산 규제에 대한 우려로 변동성이 컸지만 이미 악재가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지원 계획을 감안할 때 금융 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아 현 수준에서 가격 매력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클라우드, 전자상거래, 반도체 등 여러 부문에서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기술주의 성장성도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이 상품들은 달러로도 투자할 수 있어 중장기적 관점에서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전히 많은 투자자들에게 테이퍼링은 어렵고 두려운 단어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적절한 투자 전략을 세운다면 테이퍼링을 새로운 투자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종원 SC제일은행 강남PB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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