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잼, 베이징 탕수육… 간편식으로 떠나는 방구석 미식여행

박성진기자

입력 2021-09-05 14:20 수정 2021-09-0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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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식으로 해외 미식여행을 떠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실상 막혀버린 해외여행에 대한 갈증을 식탁 위에서 각국의 음식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수요에 식품·유통업계도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 등 요리를 그대로 재현한 간편식들을 잇달아 선보이며 빠르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식품·유통업계가 각국의 대표 음식을 간편식으로 출시하는 것은 차별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시장의 덩치가 커지면서 관련 업체 수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간편식 메뉴의 다양화 및 고급화는 이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필수조건이 됐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2700억 원에서 2019년 3조5000억원, 2020년 4조 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에는 5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간편식 시장이 크게 성장했는데, 단순히 끼니를 떼우는 간편식 대신 색다른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요리 간편식 시장에 적극적인 기업으로는 LF푸드를 꼽을 수 있다. LF푸드는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모노키친을 통해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 각국의 대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그 중 ‘중화요리 시리즈’는 북경, 상해, 광동, 사천 등 중국 각 지역의 요리를 간편식으로 구현한 제품이다. 국내산 등심에 타피오카 전분을 사용한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베이징풍 찹쌀탕수육’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오사카를 대표하는 음식인 ‘쿠시카츠(꼬치튀김)’를 간편식으로 만들어낸 ‘오사카풍 모둠 쿠시카츠’도 주목받고 있다. 오사카의 원조 쿠시카츠 맛집으로 유명한 ‘쿠시카츠 다루마’의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동원홈푸드의 ‘더반찬&’은 정통 태국 요리와 이국적인 분위기로 유명한 태국 음식 전문점 ‘툭툭누들타이’의 대표 메뉴를 간편식으로 출시했다. ‘색다름’이 무기인 동원홈푸드 가정간편식 제품은 지난달 시장 진출 8개월 만에 누적 매출액 10억 원을 돌파했다. 내년에는 연매출 25억 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편의점 CU는 싱가포르 관광청과 손잡고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음식인 칠리크랩소스와 카야잼을 활용한 간편식을 출시했다.

아예 간편식으로 나온 기내식도 인기다. 진에어가 선보인 ‘지니키친 더리얼’이 대표적이다. 메인 요리는 물론 식전 빵부터 디저트까지 국제선 기내식과 동일하게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24도 미국 뉴욕편, 체코 프라하편에 이어 한국행 비행기에서 제공되는 기내식을 소재로 한 도시락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당분간 해외여행 향수를 자극하는 간편식이 꾸준히 출시될 것”이라고 했다.

박성진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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