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구야 고마워” 빗속에서 90대 할머니 곁 지킨 반려견

뉴스1

입력 2021-09-02 11:55 수정 2021-09-0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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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할머니를 구한 반려견 ‘백구’(홍성군 제공).© 뉴스1

충남 홍성에서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던 90대 고령의 할머니가 실종 40시간만에 키우던 반려견 덕에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사실이 전해져 화제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5일 홍성군 서부면 송촌마을에 거주하는 90대 할머니가 집을 나선 뒤 실종되었다가 집에서 도보로 2㎞ 떨어진 축사 근처 논에서 반려견과 함께 발견됐다.

실종 직후 경찰, 방범대,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30여명의 합동 수색대가 인근 주변을 모두 수색했지만 새벽부터 계속된 비로 인해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할머니는 다음날(26일) 충남 경찰청에서 생체온도반응탐지 드론을 투입한 끝에 찾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 90대 어르신이 40여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반려견 백구가 주인의 곁을 떠나지 않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가족과 주변사람들에 따르면 할머니와 백구 사이에는 각별한 사연이 있다.

3년 전에 키우던 강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상심에 빠졌던 할머니에게 딸이 백구를 데려왔고 백구가 대형견에게 물려 생사의 기로에 서 있을 때 지극정성으로 보살핀 이후 백구는 할머니를 잘 따랐다고 한다.

실종당일에도 할머니를 따라나선 백구는 밤새 내리는 비에 추위로 쓰러져 있던 할머니의 가슴에 기대 곁을 지켰고, 서로의 체온을 유지한 덕분에 생체온도반응탐지 드론에 발견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할머니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어느정도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홍성군 고영대 서부면장은 “주인의 은혜를 갚는 백구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어 마음이 따뜻해진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소식만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성=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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