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ESG 열풍’ 이끄는 블랙록 회장 래리 핑크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

입력 2021-09-03 03:00 수정 2021-09-03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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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든 산업 부문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큰 화두입니다. ESG는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고려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경영을 말합니다. ESG 우수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도 생겼습니다.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도 ESG를 내세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ESG 경영 성과 및 미래 계획을 담은 보고서를 앞다퉈 내고 있습니다. 과거 재무적 성과 위주의 기업 경영 방식으로부터 비재무적 요소까지 두루 고려하는 ‘착한 경영’으로 대전환이 이루어지는 시기입니다. ESG 경영을 위한 기업의 노력과 함께 우리 정부도 ESG 지표 표준화를 통한 ‘ESG 인증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ESG 경영을 압박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회장 래리 핑크(68·사진)입니다. 그는 지난해 초 자신이 투자한 기업들에 공개서한을 보내 “앞으로 투자 결정 시 지속 가능성을 기준으로 삼겠다”며 ESG 강화를 촉구했습니다. 이후 전 세계적인 ESG 열풍이 불었습니다.

ESG 경영 확대에 촉매제 역할을 한 핑크는 1988년에 블랙록이라는 자산운용사를 설립했습니다.

블랙록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운용 자금의 규모가 무려 9조 달러(약 1경 원)에 이릅니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5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블랙록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맥도널드의 최대 주주입니다. 애플, 구글, 엔비디아, 아마존, 테슬라 등 세계적 기업에도 투자하며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블랙록의 입김이 점점 세지고 있습니다. 블랙록은 국내 3대 금융지주의 2대 주주입니다. 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LG화학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3대 주주이기도 합니다. 코스피 100대 상장사 중 블랙록이 2대 혹은 3대 주주인 기업이 57개로 절반을 넘었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블랙록이 4대 주주인 기업까지 포함하면 82개나 된다고 합니다.

블랙록은 여러 통로를 통해 서한이나 전화 회의 등으로 관심 기업의 ESG 경영 현황과 중장기 전략에 대해 탐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블랙록은 한 번 들어오면 오랫동안 머물러 있는 중장기 투자를 지향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기업에는 매우 중요한 투자자인 셈입니다. 이처럼 블랙록은 한국 기업을 좌지우지하는 ‘큰손’입니다. 미국에서는 기업의 이사진 선임에도 적극 개입한다고 합니다. 자본시장에서 핑크의 영향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능가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입니다.

우리 기업들은 발 빠르게 ESG 경영을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국회는 지난달 31일 본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을 의결했습니다. 이 법안은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35% 이상으로 못 박았습니다. 지속 가능한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입니다.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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