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아프간에 민주주의 강요 말아야” 서방 정면 비판

뉴스1

입력 2021-09-02 13:14 수정 2021-09-0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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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스페인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서방 국가의 개입은 아프간에 민주주의를 강요하려는 외부 세계의 시도”라며 서방의 아프간 간섭을 비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교황은 “역사적, 민족적, 종교적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다른 나라의 전통을 완전히 무시한 채 민주주의를 건설하려는 무책임한 정책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 “아프간의 미군 철수는 서방의 가치와 국가건설을 제3국에 강요하는 것이 잘못됐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교황은 이 시대의 위대한 정치가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말을 인용한다며 서방이 다른 나라에 개입해 민주주의를 건설하려는 ‘무책임한 행동’을 종식시킬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메르켈 총리의 러시아 방문 때 나온 것이지만 교황이 말했던 것처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말한 것이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말한 내용이다. 교황이 착각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월20일 메르켈 총리와 회담하면서 “탈레반이 아프간을 빠른 속도로 점령하고 있는 것은 서구식 민주주의 비전을 강요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헛된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아프간에 대한 서방의 개입을 신랄하게 비판했었다.

교황은 지난 몇 주 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혼란스러운 미군 철수에 대해 “서방 동맹국들이 아프간을 떠날 때 모든 경우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교황의 이 같은 인터뷰는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서방국가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어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교황의 인터뷰는 스페인 카데나 COPE 라디오와 인터뷰로, 지난 주말 바티칸에서 이뤄졌으며, 교황의 모국어인 스페인어로 진행됐다.

한편 교황은 지난 7월 결장 수술을 받은 후 건강해졌으며 사임을 고려한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탈리아 뉴스매체에서 사임이 임박했다고 보도했지만 자신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정기적으로 여행을 하는 등 완전히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84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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