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택도 구입할 만” vs “안전한 청약 노려야”

김호경 기자 , 최동수 기자

입력 2021-09-02 03:00 수정 2021-09-02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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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늘린 수도권 내집 마련 전략




최근 정부가 경기 의왕·군포·안산 등 수도권에 12만 채 규모의 신규택지를 지정하고 사전청약 물량을 늘리는 공급대책을 쏟아낸 가운데 무주택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신규택지와 사전청약 물량이 공급될 때까지 기다리자니 당첨 여부가 불확실하고, 당첨돼도 입주까지 최소 5년을 기다려야 한다. 지금이라도 무리해서 집을 사자니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과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망설여진다.

○ 가점 높다면 청약에 집중해야

1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에 집을 사려는 무주택자라면 청약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청약이 가장 저렴한 내 집 마련 방법이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청약은 안전자산인 동시에 수익률도 가장 높다”며 “청약가점이 높다면 청약을 적극 노려야 한다”고 했다.

본청약보다 1∼3년 먼저 실시하는 사전청약도 눈여겨봐야 한다. 원래 공공분양에서만 진행했던 사전청약은 올 하반기(7∼12월)부터 민간분양으로 확대된다. 수도권 사전청약 물량은 당초 6만2000채에서 13만3000채로 늘어난다. 이 중에는 서울 물량(1만4000채)도 있다. 하지만 입주가 미뤄지거나 분양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청약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당첨 가능성이다.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청약 당첨 커트라인(최저 가점)은 84점 만점에 평균 57점이었다. 57점은 가구주가 39세인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고점이다. 신혼부부나 다자녀 등을 대상으로 한 특별공급과 가점이 아닌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생애 최초 특별공급도 있지만 이 역시 경쟁이 치열하다.

○ 가점 낮다면 기존 주택 매입도 대안

전문가들은 청약가점이 낮은 무주택자 중 자금이 충분하다면 지금이라도 주택 마련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가점이 40점대 이하면서 대출을 무리하게 받지 않아도 된다면 기존 주택 매입이 현실적”이라고 했다. 이는 금리 인상과 정부 공급 대책 등으로 주택 매수세가 줄고 상승세가 꺾여도 장기적으로 수도권 집값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앞으로 입주 물량이 부족한 서울에 내 집 마련을 원한다면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아 매수하라”고 했다.

‘신중론’도 만만치 않았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수도권 집값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불확실하다는 것.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 입주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건 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 공급이 구체화되는 3, 4년 뒤 집값이 조정될 수 있다”며 “기존 주택 매수는 미루는 게 좋다”고 했다.

현재 매물 자체가 적은 데다 그나마 나온 매물 호가는 기존 역대 최고 거래가보다 수억 원 높다. 이 때문에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는 경매나 공매에 관심을 가지라는 의견도 있었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영끌’ 매수는 모든 전문가들이 우려했다. 금리가 더 오르면 향후 이자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것.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앞으로 금리가 오를 일만 남았다. 과도한 대출은 금리 인상기에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위험을 줄이는 방안으로 집 살 때 대출금이 집값의 40%를 넘지 않도록 하고,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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