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향력 커지며… 허위-뒷광고 잡는 AI 총출동

전남혁 기자

입력 2021-09-02 03:00 수정 2021-09-02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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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 인증 방식 도입한 네이버, 지난해 부정 리뷰서 2만명 적발
뒷광고 구매자 패턴 AI로 분석… 실구매 2차 리뷰 방식 도입 준비
별점 테러 피해 받는 업주 없도록… 평가방식 근본적인 개편 추진



실제 구매하지 않고 올리는 허위 리뷰나 판매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악성 리뷰, 대가를 받고 올리는 뒷광고 등을 차단하기 위해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하고 나섰다. 인공지능(AI) 기술로 패턴을 분석해 가짜 리뷰를 가려내고 가게의 특성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리뷰 방식도 도입하고 있다.

네이버는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를 통해 방대한 양의 리뷰를 분석한 뒤 제품의 특징을 한 줄의 문장으로 추출하는 ‘한줄 리뷰’ 기능을 지난달 도입했다. 소비자들이 리뷰를 효율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악성 리뷰 노출을 걸러내는 역할도 한다. 하이퍼클로바는 상품들의 리뷰를 키워드 분석, 유사문장 합치기, 부정적인 비속어 제거, 문장 교정의 4단계를 거쳐 제품을 대표하는 한 줄로 요약해 추출한다.

영수증을 통해 실구매자만이 리뷰를 쓸 수 있도록 한 ‘영수증 리뷰’ 검증에도 AI를 활용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방문한 매장과 다른 매장의 영수증을 이용해 리뷰를 쓰는 등의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AI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지난해 부정 리뷰어 2만여 명을 징계한 바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용한 것은 맞지만 판매자에게 일정 금액을 받고 리뷰를 진행하는 일명 ‘뒷광고 리뷰’도 AI 기술을 통해 걸러낸다. 동영상 리뷰를 수집하고 온라인 쇼핑몰에 업로드하는 플랫폼 ‘브이리뷰’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인덴트코퍼레이션’은 실제 구매자와 뒷광고 구매자의 페이지 체류시간, 리뷰 작성 및 구매 패턴 등을 AI를 통해 분석해 ‘진짜 소비자’와 ‘가짜 소비자’를 가려내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윤태석 인덴트코퍼레이션 대표는 “리뷰 자체를 실구매자에게 인증받는 2차 리뷰 시스템을 도입해 거짓 후기의 힘을 빼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리뷰 노출과 평가 방식을 원천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허위 및 조작이 의심되는 리뷰는 바로 등록시키지 않고 AI와 전담 인력이 검수한 이후 최종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네이버는 사람마다 가게에 느끼는 다른 경험이나 감정을 별점 5개라는 평점으로 획일화할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해 가게마다의 장점과 특징을 특정 키워드로 표현하는 ‘키워드리뷰’를 7월 도입했고, 내년 초에 기존 별점 평가 시스템을 대체할 전망이다.

하지만 기술로 허위 리뷰를 걸러내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뷰를 남기는 것은 소비자에게 중요한 의사결정 요소가 될 수 있기에 리뷰 작성자가 영향력과 중요성에 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리뷰를 기분에 따라 마음대로 작성하는 게 일상화되면 리뷰를 없애는 게 나을 것”이라며 “캠페인 등을 통해 리뷰를 올리는 소비자가 객관적, 중립적으로 리뷰를 작성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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