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무관 견딘 오지현 “사랑 얻었으니 다시 ‘지현 천하’도”

인천=김정훈 기자

입력 2021-09-01 03:00 수정 2021-09-0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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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뒤 김시우와 교제 밝혀 화제

오지현이 지난달 30일 인천 드림파크CC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가볍게 몸을 푸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2018년 우승을 끝으로 3년간 ‘무관’에 그쳤던 오지현은 지난달 1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3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오지현(25)은 최근 필드 안팎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3년 무관을 끊고 모처럼 정상에 서며 통산 7승째를 달성했다. 우승 후에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시우(26)와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다는 사실까지 공개했다.

지난달 30일 인천 드림파크CC에서 만난 오지현은 “지난 3년간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제 성격이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다’는 주의예요. 그래서 잠깐 쉬어가는 단계라 생각해 많이 힘들지 않았어요”라고 했다. 이날 그는 새벽부터 오후까지 진행된 방송 촬영 탓에 한 끼도 못 먹었지만 얼굴에서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우승이 없어도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을 지킨 덕분에 다시 트로피를 안을 수 있었던 것 같았다.

2014년 KLPGA투어에 데뷔한 오지현은 해마다 상승 곡선을 그리며 2018년에 시즌 2승을 달성했다. 한때 김지현과 우승을 번갈아 하며 투어에 ‘지현 천하’라는 신조어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과 2020년에는 톱10에 2, 3차례 진입했을 뿐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주변에서는 오지현을 향해 “끝났다”라는 냉정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오지현은 ‘삶이란 것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함께 있다. 좋은 때가 올 때를 잘 기다리면 된다’는 아버지의 말을 버팀목 삼아 훈련에만 집중했다. 오지현은 이때도 낙천적인 성격을 훈련에 적용했다. 공이 잘 맞지 않거나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면 훈련을 하기보다는 취미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에 집중했다. “골프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2019년에는 시즌 중반에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어요(웃음).”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는 남녀 골프스타 김시우(오른쪽)와 오지현의 셀카 사진. 사진 출처 오지현 인스타그램
내면에서 힘이 된 것이 본인의 성격이었다면 외면에서 든든한 힘이 돼 준 것은 ‘연인’ 김시우다. 오지현은 “같은 종목 선수이다 보니 서로 어떻게 해야 상대방이 집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잘 알아서 제게 든든한 힘이 됐다”고 했다. 오지현과 김시우는 서로의 샷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서로에게 기술적으로 궁금한 점 등을 공유하며 달달한 연애를 이어가고 있다.

오지현은 “시즌 초반 부진이 이어졌을 때 주변에서 ‘연애를 해서 공이 안 맞는 거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연애를 하더라도 자기 관리만 제대로 한다면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연애 사실을 밝혔다”고 했다.

‘일과 사랑’을 동시에 손에 쥔 것 아니냐는 말에 묘한 미소를 짓던 오지현은 “올 시즌 첫 목표가 3승이었다. 하반기에 최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지금 올라온 샷감과 퍼트감을 유지해 제 목표를 꼭 이루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시우를 언급할 때 수줍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인천=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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