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변신’ SK지오센트릭 “폐플라스틱 재활용 ‘도시 유전’ 5조 투자”

김포=곽도영 기자

입력 2021-09-01 03:00 수정 2021-09-0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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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종합화학 사명 바꾸고 새 출발

31일 경기 김포시에서 열린 SK지오센트릭 경영전략 설명회에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회사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 제공

SK종합화학이 ‘SK지오센트릭(SK geo centric)’으로 사명을 바꿨다. 공기업이던 유공(대한석유공사) 시절인 1972년 국내 첫 석유화학 설비를 가동하며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역사를 써 온 기업이다.

SK지오센트릭은 향후 5년간 총 5조 원을 투자해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도시유전’ 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7년 안에 자사 연간 생산량 100%에 해당하는 양의 폐플라스틱을 재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SK지오센트릭은 31일 경기 김포시 행사장에서 나경수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온·오프라인 전략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새로운 사명인 SK지오센트릭은 지구를 뜻하는 ‘지오’와 중심을 의미하는 ‘센트릭’의 조합어다. 지구 환경을 중심에 둔 순환경제의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1972년 국내 첫 나프타 분해설비를 가동하며 출발했던 SK종합화학이 ‘탄소에서 그린으로’를 기치로 삼아 친환경 변신에 나선 것이다.


SK지오센트릭은 2025년까지 국내외에 약 5조 원을 투자해 폐플라스틱 처리 및 친환경 소재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날 발표에 나선 나 사장은 ‘석유에서 만들어진 플라스틱에서 또다시 석유를 뽑아낸다’는 의미에서 도시유전이라는 표현을 썼다. 나 사장은 “세계 최대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1차 목표로 2025년까지 연간 90만 t의 폐플라스틱 처리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90만 t은 SK지오센트릭의 연간 국내 플라스틱 생산량에 맞먹는 양이다.

2027년까지는 SK지오센트릭의 글로벌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에 해당하는 250만 t을 직간접적으로 재활용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SK지오센트릭에 따르면 이는 해마다 전세계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폐플라스틱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재무적으로는 2025년 기준 친환경·재활용 영역에서 기존의 화학 사업 영역을 넘어서는 총 6000억 원의 상각전영업이익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차세대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확보에 나서는 한편 정부 및 중소업체와 협력해 재활용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친환경 소재 및 원료 도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측면에서는 해중합(합성물질을 다시 분해) 및 열분해 등 선도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파트너사와 합작사 설립, 지분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국내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인 에코크리에이션에 최근 지분 투자를 진행했으며 이곳에서 생산하는 열분해유를 후처리해 실제 플라스틱 원료로 사용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 중이다.

또 정부·지방자치단체 및 기존 중소업체와의 상생 협력을 통해 폐플라스틱 수거·선별 단계부터 시작되는 재활용 과정에 동참하는 한편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통한 단계적 효율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친환경 소재 생산능력의 경우 현재 연간 50만 t 수준에서 2025년 190만 t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SK지오센트릭에 따르면 글로벌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 수요는 2030년까지 12% 성장하며 2050년 기준 600조 원 규모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나 사장은 “폐플라스틱 이슈는 이를 가장 잘 아는 화학기업이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바탕으로 폐플라스틱 순환경제와 친환경 확산을 주도하는 세계 최대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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