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무관’에도 슬럼프 겪지 않은 오지현, 비결은 성격?

김정훈 기자

입력 2021-08-31 13:36 수정 2021-08-3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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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인천 서구 드림파크CC에서 KLPGA 오지현 프로 인터뷰.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새벽부터 오후까지 진행된 방송 촬영 탓에 한 끼도 먹지 못했지만 오지현(25)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쉬고 싶은 마음이 가득이었을 텐데도 인터뷰 내내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인터뷰 끝나고 백신을 맞아야 하는데 늦을까봐 걱정”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걱정만 하던 그녀. 3년 간 ‘무관’의 기간 동안에도 슬럼프를 겪지 않고 8월 1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컵을 손에 쥘 수 있었던 비결은 이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일 것만 같았다.

30일 인천 드림파크CC에서 만난 오지현 역시 ‘3년 간 힘들지 않았냐’는 첫 질문에 “제 성격이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다’는 주의에요. 그래서 잠깐 쉬어가는 단계라 생각해 많이 힘들지 않았다”고 했다. 2014년 KLPGA투어에 데뷔한 오지현은 매해 상승 곡선을 그리며 2018년에 시즌 2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2019년과 2020년에는 ‘톱10’에 2~3차례 진입했을 뿐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주변에서는 오지현을 향해 “끝났다”라는 악담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지현은 아버지가 해주신 ‘삶이란 것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함께 있고, 오르막길이 있다보면 내리막길도 있어 좋은 때가 올 때를 잘 기다리면 된다’는 말을 버팀목 삼아 훈련에만 집중했다. 오지현은 이 때도 자신의 낙관적인 성격을 훈련에 적용했다. 공이 잘 맞지 않거나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스트레스 받으며 훈련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취미활 동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에 집중했다. “골프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오히려 훈련을 하기보다 여행을 가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2019년에는 시즌 중반에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어요(웃음).” 오지현의 말이다.

30일 인천 서구 드림파크CC에서 KLPGA 오지현 프로 인터뷰.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오지현의 내면에서 힘이 되 준 것이 본인의 성격이었다면 외면에서 든든한 힘이 되 준 것은 연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시우(26)다. 오지현은 “같은 종목의 선수이다보니 서로 어떻게 해야 상대방이 집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지를 잘 알아서 제게 든든한 힘이 됐다”고 했다. 오지현과 김시우는 서로의 샷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서로가 서로에게 기술적으로 궁금한 점 등을 공유하며 달달한 연애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오지현은 또 공식적으로 김시우와 연애를 밝히지 않고 있었지만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김시우와 결혼을 전제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오지현은 “올해도 시즌 초반에 컷오프 탈락을 5회 연속하는 부진이 이어졌을 때 주변에서 ‘연애를 해서 공이 안 맞는거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연애를 하더라도 자기 관리만 제대로 한다면 독보다는 득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연애 사실을 말했다”고 했다.

30일 인천 서구 드림파크CC에서 KLPGA 오지현 프로 인터뷰.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일과 사랑’을 동시에 손에 쥔 것 아니냐는 말에 수줍게 웃던 오지현은 “올 시즌 첫 목표가 3승이었다. 지금까지 1개 시즌 최고 성적이 2승인데, 하반기에 최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지금 올라온 샷감과 퍼트감을 유지해 제 목표를 꼭 이루고 싶다”고 했다. 연인을 언급할 때 수줍은 숙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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