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대공원, 이젠 가상공간서 즐겨요

이청아 기자

입력 2021-08-31 03:00 수정 2021-08-3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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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플랫폼에 ‘메타파크’ 개장
3D 식물원-숲속의 무대 등 구현
교육-산업 분야서도 속속 도입
진로 멘토링-관광홍보 적극 활용


19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개장한 ‘서울어린이대공원 메타파크’ 내 놀이공원의 모습. 이 가상공간에는 놀이공원 외에도 팔각당, 식물원 등 어린이대공원의 주요 명소들이 구현돼 있다. 서울시설공단 제공

29일 오후 10시 서울어린이대공원. 팔각당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시민들이 천천히 둘러보고 있다. 팔각당 바로 앞에는 수영장이 있다. 오후 10시가 넘어서까지 수영을 하고 물장난을 쳐도 누구 하나 나무라지도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지면서 이제는 일상이 된 마스크 쓰기도, 거리 두기도 없는 메타버스 속 ‘서울어린이대공원 메타파크’의 풍경이다.

○ 메타버스 타고 ‘어린이대공원에 간다’

서울시가 3차원 가상세계 놀이터로 각광받고 있는 메타버스를 다양한 정책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직접 만나고, 체험하기 힘든 다양한 정책을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19일 3D 가상세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메타파크를 개장했다. MZ세대 직원들로 구성된 서울시설공단 메타버스 TF팀의 첫 작품이다. △팔각당 △식물원 △숲속의 무대 △포시즌가든, 그리고 지금은 사라졌지만 1990년대까지 어린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추억의 물놀이장 ‘수영장’도 메타버스에서는 즐길 수 있다.

3D 식물원은 실제 식물원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관람할 수 있다. 숲속의 무대에서는 아바타들이 춤과 음악 공연을 선보인다.

서울시립과학관도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 문을 열고 과학문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열리는 ‘사이언스 북뜰리에’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움직이고 가상공간의 매체와 상호작용하며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다음 달부터는 ‘과학관 강사 양성 과정’도 운영할 예정이다.

○ 놀이터 넘어 교육·홍보 콘텐츠도 제공

문화·여가·체험학습뿐 아니라 교육과 산업 분야에서도 메타버스가 활용되고 있다. 서울 도봉구는 7일부터 매주 토요일 메타버스 공간에서 중고교생들을 위한 진로 멘토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기존에 해오던 대입진로 설계 멘토링을 가상공간으로 대신한 것이다. 멘토·멘티가 자신의 아바타를 생성해 멘토의 상담방에 입장하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쌍방향 소통 방식이다. 11월 18일까지 도봉구 통합예약 홈페이지에서 상시 접수한다. 최근 출범한 서울시 온라인 교육플랫폼 ‘서울런’ 또한 올해 안에 3D 메타버스 공간에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 또한 침체된 관광업계를 부흥시키기 위한 도시마케팅에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조성한 가상공간 플랫폼 ‘버추얼 서울’에서 국제회의 개최는 물론이고 서울을 홍보하는 게임까지 론칭한 것이다. 버추얼 서울은 창덕궁, 세빛섬, DDP 등 서울의 랜드마크 5곳을 구현한 메타버스로, 아바타를 이용해 현장에 직접 방문한 것 같은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제8차 국제협회연합(UIA) 아시아태평양 총회 등이 개최된 것에 이어, 지난달에는 8개국 해외바이어를 초청한 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회) 쇼가 메타버스에서 열렸다. 특히 7월 22일∼8월 1일 여기서 진행된 국제약학대학생연합 세계총회는 해당 플랫폼에서 열린 첫 ‘민간’ 온라인 국제회의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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