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 온라인으로 산다… 8000만원 시계 ‘클릭’

사지원 기자

입력 2021-08-31 03:00 수정 2021-08-3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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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명품, 이커머스 거래 늘어
SSG닷컴에 피아제 스토어 개장… 카카오커머스, 130개 브랜드 입성
디지털 보증서로 가품 의혹 차단… 2030세대가 전체 구입량 60%



‘명품은 매장에서 직접 보고 산다’는 통념이 깨지고 있다. 최근 이커머스 업계는 초고가 명품을 앞다퉈 입점시키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온라인 명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가품 이슈를 막기 위한 디지털 보증서 도입, 현금 수송 전문 특수업체를 통한 배송 등으로 온라인 명품 시장 키우기에 나섰다.

○ 8000만 원짜리 시계도 클릭 한 번으로 구매

SSG닷컴은 최근 세계 10대 시계 및 보석 브랜드로 꼽히는 피아제 공식스토어를 입점시켰다. 190만 원대 주얼리부터 8000만 원대 다이아몬드 시계까지 주얼리 80종과 시계 40종을 판매한다.

카카오커머스도 카카오톡 선물하기 코너에 최근 피아제 공식 브랜드관을 열었다. 카카오커머스에는 현재 샤넬, 에르메스 뷰티 제품들을 비롯해 구찌, 버버리 패션 잡화 상품 등 약 130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과거 선물하기가 기프티콘 같은 교환권 위주의 서비스였다면 이젠 명품까지 포함할 정도로 온라인 구매 장벽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롯데온도 지난해 말 명품 해외직구 서비스인 ‘롯데온 엘부티크’를 도입했다. 올 5월에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이 국내 최초로 공식 온라인관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온라인 명품 판매에 공들이는 이유는 온라인 명품 시장의 성장세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1조5957억 원으로 5년 전(1조455억 원)보다 53% 늘었다. 전체 명품 시장에서의 온라인 비중도 2015년 8.6%에서 지난해 10.6%까지 확대됐다.

온라인 명품의 주 소비층은 MZ세대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2년간(2019∼2020년) 하나카드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온라인 명품 구매에서 20, 30대의 비율이 60%였다.

○ MZ세대 중심으로 성장하는 온라인 명품 시장

최근 명품업계도 아이돌을 홍보 모델로 내세우는 등 새로운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명품업계 한 관계자는 “MZ세대의 명품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오프라인 매장에 물리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고객들을 공략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온라인 명품 구매를 망설이게 하던 요소를 적극 보완하고 있다. 명품도 일반 상품과 마찬가지로 카드 결제나 간편결제를 가능케 해 결제 편의성을 높였다. 단 초고가 제품의 경우 고객의 신용카드 한도 이하 가격일 때만 결제가 이루어진다.

SSG닷컴, 롯데온, 카카오커머스 모두 배송 중 파손이나 도난 우려를 막기 위해 일부 귀중품 배송 전문 업체인 ‘발렉스’를 이용한다. 발렉스는 과거 현금 수송을 위해 금융기관이 주로 이용하던 배송업체로 차량 내부에 전용 금고와 폐쇄회로(CC)TV 등을 갖췄고, 100% 대면 배송을 한다.

가짜가 유통될 위험에도 대비하고 있다. SSG닷컴은 26일부터 위·변조가 불가능하도록 NFT(대체불가토큰)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보증서 ‘SSG개런티’를 도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자사 쇼핑몰 판매 상품에 대해 올해 안에 디지털 보증서를 도입할 계획이다. 롯데온은 검수 과정에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상품 오픈부터 포장까지 고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동영상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향은 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공학과 교수는 “젊은층은 명품은 특권층이나 누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나도 명품을 누릴 수 있다’고 인식한다”며 “이런 수요에 이커머스 업계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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