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은행 ‘마통’ 한도 5000만원으로 축소

박희창 기자

입력 2021-08-30 03:00 수정 2021-08-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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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내달중 줄일 계획
하나-우리-신한銀 이미 한도 낮춰
“마이너스통장 일단 만들고 보자”
1주일새 1만5000개 새로 개설


금융당국의 전방위적 가계대출 조이기에 다음 달부터 4대 시중은행에서 5000만 원 넘는 마이너스통장이 사라진다. 미리 마이너스통장을 뚫으려는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최근 일주일 새 1만5000개 넘는 통장이 새로 개설됐다.

KB국민은행은 다음 달에 신규 마이너스통장의 한도를 5000만 원으로 축소한다고 29일 밝혔다. 하나은행은 이달 27일부터 이 같은 조치에 나섰고 우리은행, 신한은행은 이미 올해 초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 원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다음 달이면 4대 은행에서 5000만 원 이상의 마이너스통장이 자취를 감추는 셈이다. 대출 한도를 미리 설정해 놓고 자유자재로 빌렸다가 갚는 마이너스통장은 직장인들의 비상금 통장으로 꼽힌다.

다만 축소된 5000만 원 한도는 새로 마이너스통장을 만들거나 기존 대출 한도를 늘리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1년마다 돌아오는 마이너스통장 기한 연장 때는 기존에 약정한 한도를 적용받는다. 또 NH농협은행에서는 연소득 이내에서 최대 1억 원까지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년마다 기간 연장을 할 때 대출자의 신용도가 안 좋아졌다면 개별 심사를 통해 한도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이 일반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자의 연소득 이내로 줄이는 데 이어 마이너스통장 한도까지 축소하기로 하면서 미리 대출을 당겨 받으려는 가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26일 현재 143조1804억 원으로 일주일 새 2조8820억 원 급증했다. 이 중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2조6921억 원 불어 증가 폭이 전주의 7.8배에 이른다. 일주일 동안 5대 은행에서 새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도 1만5366개로 전주보다 61% 늘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의 대출 중단, 한도 축소 등에 따른 ‘패닉 대출’ 수요를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게 마이너스통장”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축소하려고 하는데 이미 가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올리면서 은행 예·적금 금리도 다음 주부터 줄줄이 인상된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28일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올렸다. 신한은행은 30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2∼0.3%포인트 인상하고 농협은행은 다음 달 1일 최대 0.25%포인트를 올릴 계획이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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